전상국 등 도출신 작가 7명
소설 속 열린결말 재해석
치매환자 회상 내용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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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순이와 혼인하기 위해 장인과 난투극을 벌이던 소설 ‘봄·봄’ 속 주인공은 어떻게 됐을까.
김유정기념사업회가 엮은 ‘다시,봄·봄’은 김유정(1908~1937)의 대표작 ‘봄·봄’의 뒷이야기를 7인의 작가가 써내려간 책이다.
강원도가 낳은 영원한 청년작가 김유정의 80주기를 맞아 전상국 김유정문학촌장을 비롯해 김도연,한정영,윤혜숙,이순원,이기호,전석순 작가 등 고향의 후배 문인 7명이 힘을 모았다.
청춘의 가슴을 술렁술렁하게 만드는 봄날,점순이와의 혼인을 꿈꾸던 주인공은 일만 시키고 혼인은 시켜주지 않는 장인과 결국 난투극을 벌이게 된다.그렇게 사위 후보에서 탈락할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에 처한 주인공의 모습을 비추며 소설 ‘봄·봄’은 열린 결말로 끝이 난다.
김유정과 같은 정서를 공유하는 고향의 후배 문인 7명은 갖가지 개성으로 소설의 뒷이야기를 풀어내며 이 봄,다시 한 번 김유정 문학의 향취에 흠뻑 빠지게 한다.
‘그럼 난 물동일 길바닥에 내려놓구,바보 바보! 그러면서 칠보 씨 가슴에 낯을 폭 묻을 거다.이런 게 봄봄하는 거예유,하면서.’(전상국 ‘봄·봄하다’ 중)
▲ 다시, 봄·봄   김유정기념사업회
▲ 다시, 봄·봄
김유정기념사업회
전상국 작가는 원작과 달리 점순이를 화자로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냈다.그는 김유정 특유의 토속성 짙은 언어감각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김유정의 다른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를 재치 있게 배치하고 원작자 ‘김유정’으로 유추되는 야학 선생 ‘데련님’을 새로운 등장인물로 넣어 또 다른 재미를 유발한다.
이 외에도 점순이의 허리를 볼록 늘어나게 해 혼인을 미끼로 일만 부리려던 장인에게 주인공이 통쾌한 복수를 날리는가 하면 그간 열셋의 데릴사위를 갈아치운 장인이 자신보다 더한 막냇사위를 만나 큰코다치기도 한다.
긴 시간이 흐른 후 치매 환자가 된 주인공이 요양원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색다른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이순원 작가는 “봄·봄은 8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여전히 우리 농촌의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며 “이 책은 단순히 ‘봄·봄’의 뒷이야기가 아니라 김유정 선생에게 바치는 후배 작가들의 존경과 사랑의 헌정”이라고 말했다.단비 168쪽 1만1000원. 최유란 cy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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