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익순   강릉시의회 운영위원장
▲ 최익순
강릉시의회 운영위원장
‘풍우동주(風雨同舟)’라는 말이 있다.이 말은 위기 상황에서는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뜻이며,서로의 이해가 대립하더라도 힘들고 어려울 때에는 협력적 파트너십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또 ‘송무백열(松茂栢悅)’이라는 말도 소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옆에 있는 잣나무가 기뻐하듯이 서로 잘 되는 것을 기뻐해야 한다는 뜻이다.국민들은 행복과 복지향상,안전 실현을 위한 책임을 지방정부,중앙정부를 따지지 않고 하나의 정부로 보고 있으며,따라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는 대립과 반목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고 공존하는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것이다.
지방분권이란 국가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으로,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권한이 대폭 이양되고,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자원이 분산되는 것을 의미 한다.우리나라의 지방정부는 1995년 지방선거로 지방자치제가 부활하였으나,지금까지도 중앙정부의 정책을 집행하는 하부기관으로서의 역할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특히,국민 행복의 핵심이라 할 안전과 복지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함에도 중앙정부는 돈줄은 놓지 않고 틀어쥐면서 지방정부의 책임이라고 한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은 지방정부의 역할이라며 지방정부로 떠넘기고 있으며,오히려 돈이 많이 생기는 일은 중앙정부의 몫이라며 지방에 권한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국민의 행복을 볼모로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중앙집권적인 국가운영방식으로는 무엇하나 제대로 해결된 것이 없다.저출산,양극화,지역격차,정치갈등,복지,청년고용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가 계속되고 있으며,지금까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를 투입해서 노력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왜 이러한 상태가 개선되지 못하고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걸까.
지금까지 우리는 과도한 권력집중체제가 만들어 놓은 관피아로 대표되는 파워엘리트집단과,재벌집단 등이 생기면서 국민의 이해보다는 권력집단의 이해를 우선하는 국가운영을 해 왔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주권 대리인을 중심으로 하는 권력집단이 주인 노릇을 하는 구조가 완성된 것이다.
바로 이런 중앙집권체제가,지방자치가 실시된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지방분권이 실현된다면 지방정부가 지역 현안과 관련한 각종 사항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과,지역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자주재원이 주어지게 되어 중앙정부에 종속돼 있는 답답한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즉 지역주민이 그 지역에 대하여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아래 지역의 모든 문제에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것이 이루어 질수 있게 하려면,지금까지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를 재검토해서 모든 권력의 중앙집권 중심에서 벗어나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새로운 파트너십의 관계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제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지방세 비율 확대,기초지방선거의 정당공천제 폐지,자치법률 제정권 등 중앙정부에서 가지고 있던 권한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혹자는 모든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고 지방은 고사되고 있는 현 상태에 대하여 ‘지방자치시대의 위기’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방분권 실현을 통해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며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주권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때,대통령과 국회,정당 간의 극한 대립과 비정상적인 정치행태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지방의 시대이며,지방이 살아야 국가가 사는 것이다.권력 집중으로 인한 국가적 난제를 극복하고 진정 국민이 우리나라의 주인이 되는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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