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출신 심규동 작가 사진전
12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로비
실제 이웃 고스란히 작품 50점

▲ 심규동 작 ‘고시텔’.
▲ 심규동 작 ‘고시텔’.
오갈 데 없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곳,고시텔.
이 시대 슬픈 자화상이 사진으로 펼쳐진다.강릉 출신 신예 사진가 심규동(29)의 ‘고시텔’전이 오는 12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다.이번 사진전에서는 고시텔의 사실적 모습을 담은 대형 작품 12점을 비롯해 총 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지난달 출간된 그의 첫 사진집 ‘고시텔’(눈빛출판사)에 실린 작품과 미공개작 10여점으로 구성됐다.
심씨는 강릉에서 초·중·고와 대학을 졸업한 후 친구와 함께 상경해 4년여 동안 여러 고시텔을 전전하며 생활했다.한때 고시생들의 공간이었던 고시텔은 빈민층의 거주지가 된 지 오래였다.다리도 마음껏 펼 수 없는 1.5평 남짓한 방은 ‘7포세대’ ‘흙수저’로 대변되는 이 시대 청춘들의 치열한 생존 현장이자 갈 곳 없는 중·장년층의 최후의 보루였다.
▲ 심규동 작 ‘고시텔’.
▲ 심규동 작 ‘고시텔’.
누군가는 이 모습을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에 심씨는 본인을 비롯해 고시텔에서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좁은 복도와 벌집같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작은 방,공동 주방과 화장실,그리고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사람들.심씨는 고시텔에 배어있는 특유의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렌즈 안에 담아내며 무엇이 이들을 고시텔로 내몰았는지 묻고,나아가 이 공간이 내포하고 있는 세상의 위선과 부조리를 고발한다.사회의 음울한 현실을 담아낸 심씨의 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600여만원의 전시 비용이 모였다.
심규동씨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대선이 치러지는 중요한 시기에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시를 열게 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정치인들에게 사회 문제를 알리고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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