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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곱번째 대통령

남궁창성 webmaster@kado.net 2017년 05월 09일 화요일
▲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국장
▲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국장

다시 선택의 날이 밝았다. 오늘 우리는 또 한명의 대통령을 뽑는다. 필자에게는 일곱번째 대통령이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새 대통령을 선출한다. 재수 삼수도 아니고 이제 칠수면 정답을 족집게처럼 골라 낼 만한데 선거벽보를 보면 볼수록 알쏭달쏭 헷갈린다. 그래도 지난 6개월여 동안 탄핵과 대선 정국을 광장과 거리에서 몸소 겪어내며 배운 대통령의 천금같은 무게만큼이나 국민의 선택도 막중하다는 생각을 한다. 대통령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강림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판단과 선택의 결과다. 앞으로 5년동안 대한민국과 7천500만 한민족의 운명을 감당할 사람이다. 헌법준수, 국가보위, 조국의 평화적 통일, 국민 자유와 복리 증진 그리고 민족문화 창달 등의 의무를 진다. 투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고 기표소에서 후보 이름 석자로 향하는 손은 부들부들 떨린다.
8일 낮 청와대 근처 삼청동의 한 식당에서 조촐한 점심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4년여 동안 한지붕 아래에서 생활했던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춘추관을 떠나는 직원들을 송별하는 자리였다. 일부 직원들은 친정인 정부 부처로 가지만 또다른 직원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구직자 처지다. 자리는 축하와 격려의 말보다는 아쉬움과 위로가 많았다. 4년 여전 정권창출의 공신이라는 완장을 차고 호기가 넘쳤던 직원들의 어깨는 힘이 빠져 축 늘어져 있다. 대통령을 보필한다는 자부심과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책임감은 이제 열패감과 죄책감에 주눅들어 있다. 자리가 끝난뒤 악수를 하며 주고 받는 눈빛으로 전해지던 아쉬움을 공유하며 우리는 서로의 안녕을 빌었다. 내일 아침 맞게 될 새로운 집권자들의 얼굴과 5년후 그들의 모습은 또 어떠할까.
대선을 하루 앞둔 광화문광장은 방송사들이 개표방송을 위해 설치한 임시 스튜디어로 점령돼 있다. 겨울내내 광장을 지키던 ‘박근혜 퇴진’ 깃발도 이젠 기억속에 아련하고 화사한 봄꽃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예고할 것이다. 하지만 광장 한켠에는 3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반대, 노동단체 등의 농성장이다. 서울광장도 38선처럼 두동간 나 절반은 푸른 잔디밭이고 나머지 절반은 보수단체의 농성장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주소이자 새 대통령이 풀어야 할 과제다. 당선의 기쁨도 잠시, 선거 다음날부터 6개월 동안 표류해온 국정현안을 한몸으로 짊어져야 할 대통령이 오늘 우리의 손에 의해 결정된다. 축하의 말보다 격려가 필요한 대통령이다.
기자는 대선을 하루 앞두고 지난 3월10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낭독해 내려가던 사건번호 2016헌나1 대통령(박근혜) 탄핵 선고요지를 다시찾아 읽어본다.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 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입니다.오늘 이 선고가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피청구인(박근혜)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대선일 아침 아픈 기억을 다시 찾아 보는 이유는 새 대통령과 또 다른 집권자들이 5년내내 가슴속에 새겨야 할 교훈이자 경계이기 때문이다.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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