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행 스님   오대산 월정사 부주지   도종교협의회 사무총장
▲ 원행 스님
오대산 월정사 부주지
도종교협의회 사무총장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선출됨으로써 새 정부가 출발했다.국가의 모든 분야가 구각(舊殼)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그런데 우리는 그에 못지않은 또 다른 대과제를 앞두고 있다.바로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이다.이것은 세계와의 약속임과 동시에 실추된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일이다.그래서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뿐만 아니라 지난 3년 동안 시퍼렇게 멍든 우리 5000만 국민들의 가슴을 치유하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다.국회는 여소야대이다.통합과 개혁을 함께 아우르겠다는 새 대통령의 일성(一聲)과는 달리 민심을 한데 모으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따라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실추된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경제적 대도약을 이루는 더할 수 없이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광화문에 울려 퍼진 “이게 나라냐?”는 질문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통해 “이게 나라다!”라는 대답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전언(傳言)에 의하면 새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꽉 막힌 남북문제를 풀고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온 국가의 동력과 어젠다를 평창에 맞춰서 세계의 눈과 귀가 평창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국가의 모든 포커스를 평창에 맞춰 국력을 결집해야 한다.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비트켄슈타인은 “지붕에 올라가면 사다리를 버리라”고 했다.또 2500년 전 부처님은 “강을 건넌 후엔 뗏목을 버리라”고 설파했다.지난 것을 버리라는 이 말은 지난 것에 얽매이지 말라는 말이다.지난 것을 잊는 것과 얽매이지 않는 것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지난 것에 얽매이다 보면 앞날을 보는 눈이 흐려지기 십상이다.우리는 지난 혼란과 분열을 버리고 도약을 위한 새 출발을 해야 한다.촛불과 태극기의 대립에서,여와 야의 이전투구에서,동(東)과 서(西)의 지역감정에서,세대 간의 갈등에서 모두 벗어나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온 국민이 화합하고 국력을 결집해야 합니다.
평창(平昌)의 평은 평화의 평이고,창은 창성할 창이다.평화와 번영을 뜻하는 이 지명은 오늘날 우리가 해결하고 이루어야 할 절실한 과제와도 일맥상통하다.5000년 역사의 함성을 준비하여 그 메아리가 세계에 울려 퍼져 우리 대한민국이 각인될 수 있게 해야 한다.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차별 없는 행복을 쌓는데 큰 계기가 될 것이다.당면한 국가적 난제가 많지만 부디 새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치계 경제계 종교계 등 온 국민의 적극적인 발원(發願)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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