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째를 맞는다.6개월여의 권력공백을 빠르게 메워가는 중이다.현직 대통령의 파면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낳았다.국민과 유리된 권력이 어떻게 탈선하고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줬다.새 정부는 결국 그 일탈의 결과가 만들어낸 것이다.이런 점에서 지금 매우 역설적이고 극적인 대비를 통해 정치의 과정을 재음미하게 된다.
전 정권의 실패가 새 정권을 만들었고 이런 점에서 정권의 출범을 지켜보는 시선이 이전과는 다르다.이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정권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정권 초기 권력자의 일거수일투족이 온 국민의 관심사다.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파격적인 행보로 관심을 끈다.취임 첫 날부터 참모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고 산책하는 모습이 이전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문 대통령은 첫 외부일정으로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방문 직원들의 의견을 들었다.이 자리에서 임기 내에 비정규직 제로(zero)시대를 열겠다며 대선공약이기도 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스스로 웃옷을 벗고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그 평범함이 생경스런 감응을 준다.가려지지 않은 이런 권력의 일상이 그대로 편안하게 국민들 곁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 본관에서 500여m 떨어진 비서동으로 옮기는 것도 큰 변화다.구중궁궐로 비유돼 온 청와대 본관을 떠나 비서진과 지근거리에서 호흡하며 국정을 살피겠다는 것이다.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문 대통령의 첫 조치라고 한다.대통령의 주 집무실이 될 비서동 명칭도 ‘위민관(爲民館)’에서 ‘여민관(與民館)’으로 바뀐다.국민과 함께하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새 정권의 지난 1주일은 전 정권의 폐쇄성과 뚜렷이 대비된다.속도감 있고 경쾌한 모습이 무거워진 국민들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준다.이런 초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보게 된다.새 정권의 행보에 대한 우호적 시선이 전 정권의 치명적인 실패의 거울에 비춰진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새 정부 앞에는 수많은 난제가 기다린다.이런 외형의 변화를 어떤 내용과 성과로 채우느냐가 중요하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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