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영동고속도로 참사,방심과 행정의 경직성이 문제

최근 엄청난 피해를 낸 대형 산불과 교통사고가 안타까움을 준다.동해안은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해마다 봄철건조기가 되면 산불위험이 고조된다.최근 몇 년 동안 대형 산불이 없었던 영동지방에 올해는 두 차례의 큰 산불로 엄청난 피해를 냈다.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나흘 간 강릉과 삼척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327㏊의 산림이 소실됐다.삼척에서는 산불진화에 나섰던 헬기가 불시착하면서 정비사 1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일어났다.산불은 한 번 일어났다하면 걷잡을 수 없게 번지고 대형피해로 이어진다.예방과 초기 조치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산불은 예년 같으면 이미 녹음이 우거지고 산불의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생각하는 때 일어났다.두 지역의 산불이 이런 방심의 허를 찌른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산불발생 당시 동해안은 건조 상태가 심하고 강풍이 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했다.결국 이런 위험을 간과한 것이 엄청난 재산과 인명피해를 부른 것이다.강원도는 15일 종료예정이던 산불조심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취약지역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논·밭두렁과 폐기물 소각 행위 등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선다.좀 더 일찌감치 경각심을 갖고 대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11일 평창군 봉평면 영동고속도로 인천방면 173.6㎞ 지점에서 안타까운 교통사고가 났다.고속버스가 앞서가던 스타렉스 승합차를 추돌,승합차에 타고 있던 70대 노인 등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사고는 고속버스 운전자 정모(49) 씨의 졸음운전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이 사고는 지난해 7월 봉평터널에서 일어난 5중 추돌사고로 20대 여성 4명이 숨지는 등 모두 42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와 흡사하다.사고이후 경찰과 자치단체,운수업계를 비롯한 유관기관이 강력한 대책을 추진했어야 했다.그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이런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영동지방의 경우 96년 이후 지난 2005년까지 고성, 속초, 양양,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거의 전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끊이지 않았다.올 들어서도 지난 3월 옥계에 큰 산불이 나면서 전조(前兆)가 있었던 셈이다.특히 지난해 대통령 탄핵과 선거정국이 이어지면서 대형재난에 대한 집중력 이완이 우려돼왔던 것이 사실이다.말로는 예방행정을 강조하지만 대형재난과 안전사고에 대한 실제 조치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이런 사고와 재난을 예방하는 일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그러나 이게 진짜 할일이다.뒷수습에 급급한 건 아무리 잘해도 하책(下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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