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역에서 강촌역 걷기

걷기 위해 길에 섰다
길 위에서 길을 걷는다
걸음마다 길은 지워지고
길은 또 나타난다.

겨울이 녹아 훌쩍이는 개울에
물비늘 오글거리고
우수절 햇귀 내려앉은
마른갈대가 잔기침 한다
늙은 느티나무 그늘에 쉬는 바람
덩달아 순하다.

길은 그냥 길이 아니다
계절의 인연 만나는 장마당이다
왜 이 길을 가느냐 묻는다면
인연 찾는 길이라 답하리.

이명규 ·춘천시 후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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