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무형문화대제전 심포지엄

▲ 2017 강원무형문화대전 심포지엄이 17일 횡성 웰리힐리파크 에서 산간민속문화의 현대적 활용을 주제로 열렸다.  안병용
▲ 2017 강원무형문화대전 심포지엄이 17일 횡성 웰리힐리파크 에서 산간민속문화의 현대적 활용을 주제로 열렸다. 안병용
강원도민일보와 횡성군,강원도무형문화재연합회는 17일 횡성 웰리힐리파크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원도 산간민속 문화의 현대적 활용’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채용식 송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강원도 산간지역 문화의 가치와 활용 방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이날 심포지엄은 문화재청과 강원도가 후원했다.각 주제발표와 토론 요지를 간추려 싣는다.

“자연친화적 농경문화 고유 공동체 형성”
주제발표 1 강원도 산간지역의 겨리 연장과 생산문화

김세건 강원대 교수
현재 농업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지만 인간은 꾸준히 땅과 소통해왔다.1970년대 농기계가 보급되며 우경은 자취를 감췄지만 현재도 도내 일부 산간에서 우경이 행해진다.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생산도구는 ‘쟁기’로 인력이 아닌 동력을 농업에 이용한 최초의 도구다.쟁기를 보면 한반도의 역사,농촌,농민의 삶 나아가 문화가 나타난다.산악지대에서 행해지는 겨리연장으로 도내 생태적 특성과 생산문화를 논할 수 있다.강원도는 접경지역으로 한 마리의 소가 쟁기를 끄는 ‘호리’와 두 마리의 소가 쟁기를 끄는 ‘겨리’가 복합적으로 나타났다.주로 영서북부와 산간지역은 척박한 토양,비탈진 밭,낮은 기온과 적은 일조량으로 겨리농경을 사용했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가 발생했다.두 마리의 소와 호흡하기 위해 생산민요 ‘소모는소리’가 탄생했다.겨리쟁기는 식물과 소의 피부를 신경 쓴 자연친화적 형태로 발전했다.또 겨리농경은 강원도만의 공동체를 만들었다.대규모 밭농사 지역의 노동형태인 ‘두레’와 달리 4-6가구가 함께하는 ‘소짜기 공동체’가 만들어졌다.이 생산공동체는 노동관계를 넘어 일상공동체로 발전해 소짜기 공동체끼리 ‘겨리사촌’이라고 부르며 일상을 나눴다.이렇게 강원도만의 겨리농경문화권이 생겨난 것처럼 자연과 동식물 그리고 인간이 함께하는 것이 바로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양한 민속놀이, 외국인 체험 방안 마련”
주제발표 2 강원도 겨울산간놀이와 동계올림픽 활용

이한길 강릉원주대 강사
평창과 강릉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 반 년 후로 다가왔다.겨울올림픽 특성상 보여줄 것이 제한적이다.기온이 낮으면 흥행이 되지 않고 기온이 높으면 설질,빙질이 좋지 않아 경기에 어려움이 많다.여러모로 겨울올림픽은 어려움 속에서 치러질 것이다.이럴 때 강원도의 전통미의식이 담긴 문화를 보여준다면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이다.그 중에서도 ‘강원도의 놀이’를 찾고 활용방안을 보여주는 것이 시의적절하다.강원도 산간놀이 대부분은 연날리기,윷놀이,제기차기,자치기 등 사계절 통용된다.또 놀이 방법이 쉬워 외국인이 체험하기 용이해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놀이박물관의 도입이 적절하다.여기에 민속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민속예술 공연은 감상시간이 최소 30여분으로 짧고 현대적인 연출이 요구된다.예를 들어 1년의 시간이 흐름이 필요한 ‘삼베길쌈’의 각 과정을 잘라 동서남북의 공간에서 제각기 공연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다.이와 같이 민속놀이를 즐길 공간을 재구성하고 민속예술에 현대성을 가미한 융복합 예술공연을 해야한다.이렇게 탄생한 놀이문화들은 올림픽과 함께 사라질 것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접근해 장기적인 강원도의 재산으로 만들어야한다.

“지역 전통 음식, 브랜드상품 개발”
주제발표 3 강원도 산간음식문화 자산과 활용

윤덕인 가톨릭관동대 교수
음식문화는 지역이 처한 자연환경과 사회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특히 산간지역의 음식문화는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전체면적의 80%이상이 산지인 강원도는 태백산맥이 동서교통의 장벽이었으나 그 덕에 지역 고유의 전통이 유지됐다.산간음식문화의 유무형 자산인 화전민의 생활문화와 그 근간에서 시작된 조,메밀,옥수수,감자 등의 고랭지채소와 한우는 지역 농산물로 건강식이다.이 자산을 활용하기 위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지자체별 메뉴 개발과 전시회가 활발하다.하지만 모든 산간음식문화 자산이 올림픽 이후에도 이용되도록 미래 활용방안이 필요하다.첫째 고랭지채소,황태김치 등 산간 김장문화의 전통식품명인 지정이 필요하다.또 고랭지 김장체험,옥수수 삼굿구이 체험 등 공동체 생활 콘텐츠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야한다.둘째로 산간음식문화의 원형 음식 개발과 지역브랜드화가 이뤄져야한다.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로 여러 음식이 개발됐지만 오히려 산간음식문화의 원형 개발이 없는 실정이다.강원도 산간음식문화도 안동 간고등어처럼 지역 브랜드상품으로 개발돼야 한다.셋째로 관광자원 개발과 산나물 등 1차 산업에만 그친 산촌농가가 고부가가치 상품을 가공하고 확대시켜 산간지역산업 발전에 활용되도록 해야한다.

종합토론

“도내 산간문화, 심도있는 연구를”
이영식 도무형문화재전문위원
강원도에는 호리를 사용하는 지역과 겨리를 사용하는 지역이 있다.강원도 곳곳을 다니며 소로 경작했던 지역민에게 농경에 소를 활용한 방법을 물으면 답이 다섯개로 추려진다.첫번째는 밭을 더 깊이 갈기 위해서이며 두번째는 보다 빨리 밭을 갈기 위해서다.세번째는 논배미가 작아 겨리를 사용한다.현재 연구되고 있는 부분과 상반된 두가지 의견도 있다.연구 결과와 같이 경사가 심해 호리 대신 겨리를 사용한다는 의견과 이와 정반대로 겨리로 할 수 없어 호리를 사용한다는 의견이다.또 강원북부 지역은 겨리로만 밭을 갈다가 경운기,트랙터 등 기계로 전환됐다고 이야기하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종종 겨리로 밭을 갈다 최근에 호리로 바꿨다는 지역도 있었다.이처럼 아직도 도내에는 겨리쟁기로 농업을 지속하는 곳이 있고 또 아직도 변화 중이다.강원도의 소중한 산간문화의 가치를 밝히기 위해 심도 있는 연구가 마련돼야 한다.

“민속예술 활용 문화적 정체성 확립을”
김기형 고려대 교수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개최 국가와 지역의 문화적 자산과 역량이 드러나는 기회다.이런 점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도내 전승되는 민속놀이와 예술의 활용방법을 탐색한 것은 굉장히 의미 있다.
동계올림픽에서 민속놀이와 민속예술의 활용 문제를 논할 때 공간,시간,성격,목적 등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강원도의 정체성을 담보하고 있는 전통문화 활용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흥미’ ‘경제적 효과’ ‘연출’이 중요하다고 제시됐다.대안으로 제시된 놀이박물관을 보완한다면 유용한 활용방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적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활용하기 위해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개막·폐막공연 등 주요행사에 강원민속 놀이·예술의 활용도 연구해야 한다.앞으로 강원도 민속놀이와 민속예술을 잘 활용해 강원도 문화적 정체성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웰빙 재료 활용 식문화 우수성 알려야”

김옥화 횡성 전통음식휴선체험원 원장
역사와 문화는 음식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에 강원도 산간음식문화는 중요한 가치가 있다.특히 강원도는 여러가지 식재료가 풍부해 산간음식문화를 활용할 방법은 무궁무진하다.특히 산간지역에서 채취된 식재료는 과거 춘공기에 섭취했으나 현재는 세계적인 웰빙 재료로 변화가 기대된다.찰옥수수,횡성 더덕,정선 곤드레가 대표적이다.찰옥수수는 수분이 많고 섬유질이 풍부하다.찰옥수수를 재료로 옥수수범벅,찰옥수수시루떡 등 한끼 식사가 가능한 메뉴를 개발해 찰옥수수를 다이어트 식품으로 부상시킬 수 있다.횡성더덕은 해발 400m이상의 고지대에서 재배해 향과 맛이 독특해 전국 생산량의 25% 이상을 차지한다.더덕샐러드,더덕떡케이크 등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가 개발해 횡성 더덕을 명품브랜드로 발전시켜야 한다.산간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강원 식문화의 우수성을 알려야 한다. 정리/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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