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을 갈무리한 잎 새마다 생명의 기운이 넘친다.야무진 5월의 신록.날 것 천지인 들녘엔 저마다의 삶이 각자의 방식으로 흥건하고,미각은 나날이 새로워진다.맛은 음식을 낳고,음식은 사람들을 부른다.제52회 강원도민체육대회가 열리는 횡성이 딱 그 모습.국정공백을 딛고 나라가 바로 섰다는 자부심이 선수들을 통해 뜨겁게 전해진다.걷고 뛰고 차고 던지는 역동적인 에너지.그 에너지의 원천이 새삼 궁금하다.흥미롭기도 하고.
이번 체육대회를 맞아 횡성전통음식연구회는 선수와 손님들을 위한 에너지 밥상을 선보였다.횡성의 맛이 고스란히 녹아든 ‘한우·더덕 환영 만찬상’.한우와 더덕의 고장다운 발상이다.이 밥상은 더덕영양밥과 우거지탕이 주 메뉴.여기에 한우 떡갈비와 더덕식혜,메밀전,더덕,당귀잎쌈이 더해졌다.선수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영양식이자 에너지원이다.이 밥상이 횡성을 찾은 선수와 손님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횡성 마케팅에 큰 역할을 한다는 소식이다.선수들에겐 투혼을,손님들에겐 기력을!
사실,횡성의 맛은 한우와 더덕 뿐 만이 아니다.사통팔달의 교통 중심지이자 영동과 영서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하면서 음식문화가 폭넓게 발전했다.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횡성 고유의 맛을 간직한 음식도 다양하다.이름조차 생소한 도토리올갱이국수와 감자새알칼국수,호박 건진국수를 비롯해 안흥찐빵,강림순대,둔내 산야초밥 등 지역에 기반을 둔 ‘명품’이 즐비하다.횡성음식의 바탕이 되는 각종 농산물은 세계무대에도 진출한다.한우와 어사진미(쌀)가 홍콩 수출길에 올랐고,서원농협 등 각 농축협 제품이 미국 무대를 밟았다.횡성의 힘이 아닐 수 없다.
한우의 대명사가 된 횡성한우는 연평균 5000~6000마리가 출하돼 500억 원이 넘는 경제 효과를 자랑한다.350여 농가에서 1500여t이 생산되는 더덕은 전국 생산량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이다.연간 소득은 300억 원.요즘엔 횡성의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농가맛집이 등장해 6차산업의 물꼬를 트고 있다.올해들어 새롭게 알려진 ‘횡성 더덕돼지주물럭’은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뉴 횡성브랜드.횡성을 즐길 수 있는 맛은 이외에도 부지기수다.오는 19일까지 열리는 도민체전이 횡성의 맛과 힘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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