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청서 ‘젠더토크 36.5℃’
정창권 교수 한국 문학 강연
“우리나라는 원래 처가살이 문화”

“18세기 이전까지 우리나라에는 ‘매맞는 남자’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지난 16일 강릉시청에서 개최된 ‘찾아가는 젠더토크 콘서트 36.5℃’에서는 호기심과 놀람이 뒤섞인 탄성 소리가 연이어 터져나왔다.강연장을 가득채운 200여 명의 남·녀 참석자들은 이제껏 상식으로 여겼던 성별 고정관념을 깨는 강연 내용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날 패널로 나선 정창권 고려대교수는 ‘한국 문학 속의 남녀,지금과 같다,다르다’라는 주제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의 원래 결혼생활문화는 남자가 여자의 친정에 들어가 사는 ‘처가살이’였다”며 “그렇다보니 여성들의 파워가 만만치 않았고,여성들이 친정부모를 모셔야 했기에 연애에 있어서도 여성이 더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이어 “조선 중종 12년(1517년)에는 고위관료 6명이 아내에게 매를 맞는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고 그 중 한명은 사망까지 했던 사건도 있었다”며 “‘매맞는 여자’가 등장한 것은 불과 250여년 전인 18세기 중·후반 즈음”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이 “우리나라는 남자가 처가살이를 하는 탓에 여자들이 부모의 세력을 입고 남자를 업신여긴다”며 중국처럼 여자가 시댁에 들어가 사는 ‘친영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실을 들었다.삼국유사,고려사 등 임진왜란 이전의 기록물들을 살펴보면 여성들도 자유연애를 즐기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덧붙였다.그는 또“옛 조상들의 부부싸움 원인 1순위는 집안 일 분담이 제대로 안된다는 것이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서영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