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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과 일반인의 형사재판 양형 감각

이석준 2017년 05월 22일 월요일
▲ 이석준   춘천지법 기획공보 판사
▲ 이석준
춘천지법 기획공보 판사
요즘 들어 언론사가 많아지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형사판결에 대한 언론 기사가 많이 보이고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호의적이지 않은 댓글들이 보이는데,대부분의 내용은 해당 재판부의 양형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필자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법원의 양형이 왜 적냐는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이에 대해 필자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한다. 다만 아래와 같이 그 힌트가 될 만한 이야기를 해주고자 한다.
재작년에 필자는 춘천지방법원 형사합의부에 있었는데,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사무분담도 수행하였기 때문에 재판부와 일반인들의 양형 감각에 차이가 있는지 여부를 적게나마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국민참여재판에서는 배심원으로 선정된 일반인들이 필자와 동일한 사건에 대해 동일한 증거기록을 보기 때문에 해당 양형에 대한 우리 재판부와 일반인들의 판단이 괴리가 있는지에 대해 가장 적절한 비교 대상이 된다고 보았다.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선정을 위해 검사들이 배심원 후보자들에게 질문을 하는데,법원의 양형이 적다고 생각하느냐에 관한 것이 있었고 다수의 배심원 후보들이 이를 긍정했다.그런데 정작 재판이 진행돼 배심원들이 평의를 하면 배심원들이 정하는 전체적인 양형의 평균치가 재판부의 판단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이는 살인,강도와 같은 강력범죄부터 절도, 교통사고와 같은 비교적 경한 범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재판부와 일반인 사이의 괴리보다 재판에 참가한 사람들의 연령에 따른 괴리가 훨씬 심했다.즉,젊은 배심원들과 중년 혹은 노년의 배심원들 사이의 양형은 서로 절충이 쉽지 않았는데, 많은 젊은 배심원들은 피고인에 대해 강하게 처벌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나이 드신 배심원들은 집행유예로 끝내거나 형량을 조금 줄이는 것이 어떻느냐는 말씀을 하는 것이었다.젊은 배심원들은 대체적으로 피고인을 강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본보기가 될 수 없고 국가적 안전망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반면에 나이 드신 배심원들은 피고인이 죄를 범했지만 피해자 측도 잘못을 한 것이 있다거나 피해자가 합의를 해주었고 피고인이 아직 젊은데 강한 처벌로 완전히 인생을 끝내는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는 취지의 주장을 많이 했다.
그렇다면 왜 일반인들은 전반적으로 법원의 양형이 적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증거기록에는 검찰에서 제출한 유죄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들도 있지만 이와 반대로 변호인 측에서 이를 반박하거나 양형에서 고려할만한 여러 가지 감경사유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료도 제출하기 때문에,재판부에서는 이를 모두 읽어보지만,일반인들은 언론 기사를 통해서 이를 모두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괴리가 발생하지 않는가 싶다.앞으로 국민참여재판을 더욱 많이 진행하게 되면 같은 사건에 대해 재판부와 배심원들의 양형 차이,그리고 배심원들의 성별,연령,학력,직업 등에 따른 양형 차이를 통계적으로 연구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그렇게 된다면 법원과 일반인들 사이의 양형에 대한 괴리를 최대한 좁힐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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