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 최원태, 고영표, 함덕주 등 25세 이하 투수들 대거 선발진에

▲ KIA 타이거즈 영건 임기영.
▲ KIA 타이거즈 영건 임기영.
2017년 KBO리그가 '영건 갈증'을 푼다.

24일까지 평균자책점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25세 이하 투수는 박세웅(22·롯데 자이언츠), 임기영(24·KIA 타이거즈), 한현희(24·넥센 히어로즈) 등 3명이다.

박세웅은 평균자책점 1.78로 2위, 임기영은 1.82로 3위에 자리했다.

1위 라이언 피어밴드(kt wiz, 1.69)와 격차는 크지 않다.

한현희는 2.55로 평균자책점 8위에 올라있다.

지난해와는 판이하다. 지난해 5월 24일까지 평균자책점 10위 안에는 25세 이하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당시 25세였던 박종훈(SK 와이번스)가 25세 이하 투수 중 유일하게 규정 이닝을 소화하고 있었다. 4.80으로 당시 이 부문 19위였다.

올해도 KBO리그 10개 구단이 사상 처음으로 모두 개막전 선발을 외국인 투수로 꾸려 '영건 갈증'이 계속될 듯했다.

하지만, 4·5선발로 출발한 영건들이 1,2선발을 뛰어넘는 활약을 하고 대체 선발로 제한된 기회를 잡았던 젊은 투수들도 인상적인 투구로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토종 선발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임기영도 사실 '대체 선발'이었다.

김진우가 시범경기 기간에 부상을 당하고, 선발 후보로 꼽히던 김윤동과 홍건희가 동시에 부진하자 김기태 감독은 4월 6일 SK전에 임기영을 선발로 내세웠다.

임기영은 그날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후 김기태 감독은 임기영을 붙박이 선발로 썼다.

임기영조차 "올해 중간 계투로 뛸 줄 알았는데 선발 기회가 왔다.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선발 진입은 KBO리그 순위 판도까지 바꿔놨다. 임기영은 벌써 6승(2패)을 거뒀고, KIA는 막강한 선발진을 앞세워 30승에 선착했다.

박세웅은 롯데가 시즌 전부터 '토종 에이스이자 팀 3선발'로 공언한 투수다. 현재 구위와 성적은 1선발급이다.

박세웅은 9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최근 6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던졌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27명 중 홈런을 내주지 않은 투수는 박세웅 한 명뿐이다. 운이 따랐다면 현재(5승 2패)보다 더 많은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사실 박세웅은 KBO리그 영건 중 가장 탄탄하게 팀 내 입지를 다진 투수다.

다른 영건들은 시즌 초에도 자리를 놓고 경쟁했고 가능성이 아닌 '즉시 전력감'이란 평가를 받으며 살아남았다.

지난해까지 불펜으로 뛴 kt 고영표는 경쟁에서 승리하며 확실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4월 29일 LG 트윈스전에서 완봉승(9이닝 6피안타 무실점)을 따낸 후에는 등판할 때마다 6이닝 이상을 소화한다. 현재 성적은 4승 4패 평균자책점 3.44다. 평균자책점 6위다.

두산 베어스 막강 선발진을 뚫고 5선발로 안착한 좌완 함덕주(22)도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2승 3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 중이다.

한현희는 이미 홀드왕 2번을 차지한 KBO리그 스타 플레이어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올해에는 '확실한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한현희는 3승 1패 평균자책점 2.55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넥센의 '이닝 이터'는 최원태(20)다. 최원태는 최근 등판이던 21일 kt전에서 2⅔이닝 9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앞선 8차례 등판에서 8이닝 2번, 7이닝 4번, 6이닝 2번을 소화했다. 넥센 더그아웃에서는 '최원태가 등판하면 불펜 소모가 적다'는 신뢰가 생겼다.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재야'에서 놀라운 평균자책점을 과시하는 영건도 있다.

임찬규(25·LG)는 규정 이닝에 3⅔이닝 부족해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1.34의 호투를 펼치고 있다. 7경기에서 4승(1패)을 챙겼고, 최근 4경기에서는 6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25세 이하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2016년, 2015년에도 없었다.

2014년 당시 24살이던 이재학(NC)과 이태양(한화 이글스), 25세였던 임준섭(현 한화, 당시 KIA)이 규정 이닝을 채운 뒤 토종 젊은 선발들의 '한 시즌 완주'를 볼 수 없었다.

KBO리그는 "(1988년생) 김광현과 양현종 이후 쓸만한 토종 선발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는 '완주'를 목표로 하는 영건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경쟁자가 많으면 결승선을 통과할 선수가 탄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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