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대맛┃속초 대구지리탕 vs 영월 쏘가리매운탕

어두육미라 했던가.물고기는 머리 쪽이 맛있고,짐승의 고기는 꼬리 쪽이 맛있다는 말.
생선 좀 먹을줄 안다는 사람이라면 생선대가리는 양보할 수 없을 것이다.
생선을 넣고 끓인 탕요리야말로 생선대가리에서 나오는 온전한 맛을 고스란히 느끼기에 제격이다.
그중 살이 단단해 끓여도 퍼지지 않는 바다생선 대구와 민물생선 쏘가리가 탕 재료로 많이 쓰인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이 아니라,입이 커서 맛있는 대구는 맑은 지리탕으로 끓여내는게 어울린다.
담수계의 어왕(魚王)이라 불리는 쏘가리는 화끈한 매운탕으로 먹을 때 최상의 맛이 난다.
보글보글 끓이며 떠먹는 생선탕은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맛있다.
무엇에 지쳤던지 뜨거운 국물로 지친 속을 달래본다.

▲ 대구지리탕
▲ 대구지리탕
속초 대구지리탕
양념 최소화 담백한 맛 일품… 훈제·회·젓갈 ‘별미’
일찍 찾아온 더위에 시원한 음식으로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균형있는 식사를 통해 적정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 더위를 이겨낸다는 ‘이열치열’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음식이 바로 ‘대구지리탕’이다.
대구는 명태와 함께 한국인들이 무척 사랑하는 생선이다.한때 못난 외형으로 외면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명태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명태의 영역을 하나하나 꿰차고 있다.특히 술꾼들이 속풀이를 위해 대구탕집을 드나들면서 대구는 이제 해장에 좋은 식재료로 첫번째 손가락에 꼽힐 정도가 됐다.
대구는 ‘머리에서 꼬리까지 버리는 게 없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요리에 응용되고 있다.지리탕,매운탕,찜·뽈찜이 가장 선호도가 높지만 소금에 절여 훈제를 하기도 하고 산지에서는 회로 먹기도 한다.알,아가미,창자를 이용한 젓갈이나 대구포,튀김도 숨은 별미다.
그러나 대구의 요리중 첫 손에 꼽히는 것은 단연 대구지리탕이다.육수에 손질한 대구와 곤이,무를 푸짐하게 넣고 소금,간장만으로 간을 해 끓인 다음 식성에 따라 미나리,콩나물 등 야채를 넣고 파,마늘,고추 등 최소한의 양념만 더하면 시원한 대구지리탕이 완성된다.호호 불며 국물 한숟가락을 넘기면 입과 식도를 지나 위까지 쓸어 내리는 뜨거운 기운에 전날 과음으로 쓰린 속이 거짓말처럼 편안해진다.대구살은 쉽게 무너지지 않은 탱탱함으로 식감을 더하고 썬 파,무,마늘,미나리 등 채소에서 우려나온 개운한 국물맛은 손을 치켜올리게 된다.
대구는 또 몸에 좋은 영양소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흰살생선의 대표주자인 대구는 100g당 열량이 80㎉,지방은 0.5g에 불과하지만 단백질 함량은 17g으로 닭가슴살(100g당 16g)보다도 훌륭한 저열량 고단백 식품이다.따라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고 기름기가 적어 국물이 담백하다. 박주석

▲ 쏘가리매운탕
▲ 쏘가리매운탕
영월 쏘가리매운탕
단단한 육질 ‘씹는맛’ 칼칼한 ‘감칠맛’에 영양까지
민물의 어왕(魚王)인 쏘가리는 담수계에 서식하고 있는 몇 안되는 농엇과 어종이다.일상생활에서 요긴한 생활의 슬기를 적어 모은 ‘규합총서’에 따르면 쏘가리는 천자가 먹었기 때문에 천자어(天子魚)라고도 불린다.또 쏘가리로 끓인 탕은 오뉴월 효자가 노부모에게 끓여 바친다 해서 효자탕(孝子湯)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그동안 쏘가리는 양식이 힘든 반면 수요가 늘면서 무분별한 어획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다.그러나 1995년 인공 부화에 성공했다.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산란기인 6~7월의 2개월간은 어획을 금지하고,18㎝ 이하의 어린 고기는 잡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쏘가리는 몸 길이가 20㎝ 이상으로,몸은 긴 편이며 옆으로 납작하다.몸은 전체적으로 노란색을 띠며,몸 전체에 둥글고 불규칙한 검은색 무늬들이 빽빽이 나 있다.
민물고기로는 최상의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육질이 단단한 쏘가리는 씹는 맛이 있어 회로 먹어도 좋지만 역시 매운탕이 제격이다.입에 착 달라붙는 칼칼하고 감칠맛을 지닌 매운탕은 풍부한 단백질과 칼슘·인·아미노산 성분 때문에 기력을 돕고 살찌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매운탕을 끓이려면 우선 쏘가리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긁어 깨끗이 씻고 홍고추와 풋고추·대파는 큼직하게 썰어 놓는다.미나리와 쑥갓은 5㎝ 길이가 적당하다.파와 마늘·생강은 곱게 다져 놓는다.물에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풀고 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청주를 넣는다.이 안에 쏘가리와 채소를 가득 담고 맛이 우러날 만큼 오랫동안 끓인 뒤 빨간 국물 위 초록의 싱싱한 쑥갓을 얹는다.
영월 고씨굴 인근 물레방아쉼터(T.374-1188)에서는 바로 앞을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과 상류인 동·서강의 맑은 물에서 갓 잡은 쏘가리매운탕으로 유명하다.대자는 8만원,소자는 6만원. 방기준 kjb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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