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강릉 철도는 오는 12월 개통될 예정이다.그러나 앞당겨 조기개통 해야 할 이유가 있다.평창 동계올림픽이 2018년 2월 9일부터 2월 25일 까지 개최되기에,일부 선수단은 현지 적응을 위해 1월 초부터 속속 입국할 것이다. 올 12월에 개통하여 내년 1월에 손님을 맞이하기에는 준비기간이 너무 짧다.
더구나 내년 2월 15일부터 18일 까지는 설 명절과 올림픽 대회기간이 겹친다.대회 관람객은 물론이고 귀성객에 대한 특별 수송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원주∼강릉 철도가 12월에 개통되면, 명절시즌의 국민 대이동 경험을 전혀 못한 채, 명절과 올림픽이라는 2중의 이벤트 수요를 당하게 되는 부담이 발생한다.원주∼강릉 철도를 9월에 조기 개통하여 10월 3일부터 시작되는 추석명절을 경험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 강원도는 교통량의 분산과 평준화가 필요하다. 작년 11월 11일에 개통한 제 2 영동고속도로는 개통한 초기에 교통량이 집중되어 큰 교통 혼잡을 겪은 적이 있다. 무조건 제 2 영동고속도로를 선택했던 운전자들이 개통한지 5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기존 영동고속도로와 제 2 영동고속도로 간의 노선 선택을 저울질 할 수 있게 되었다.
6월에는 동홍천~양양 고속도로가 개통이 되어 기존의 서울~춘천 고속도로와 연결이 되고 춘천~원주 간 중앙고속도로와 연계되며 더 나아가 영동고속도로,제2영동고속도로와도 이어진다.동홍천~양양 고속도로는 동해안에 와서는 강릉과 속초를 오가는 동해고속도로와도 직결되어 새로운 고속도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운전자들이 선택해야 할 노선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해진다.개통 초기에는 동홍천~양양 고속도로를 선호하여 강릉까지도 이 노선을 선택해서 가는 운전자까지 발생할 것이다.아마도 5개월이 지나야, 교통량의 분산과 평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원주∼강릉 철도가 개통되면,기존의 고속도로와는 또 다른 차원의 교통변화가 올 것이다.도로상의 노선 선택이라는 단순한 선택지가 아닌,자동차라는 교통수단을 선택할 지,고속열차라는 교통수단을 선택할 지에 관한 조금은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선택의 즐거운 고민이 발생한다.고속도로 초기 개통효과 보다 고속철도 개통 효과가 더 강력할 수가 있다. 교통수요의 집중과 쏠림현상의 충격파를 흡수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그래서 9월 조기개통을 주장하는 것이다.
사실,원주∼강릉 철도 건설은 초창기부터 표류하고 있었기에 조기개통이 되지 않았다.현지 사정을 모르고 구정역에 KTX역을 처음에 정했다가,지역주민의 힘으로 도심지의 기존 강릉역으로 입지를 변경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정역은 부활하여 남강릉역이 되고 할 일없이 남대천을 건넜다가 다시 건너오는 해프닝은 대한민국 역사에 큰 과오로 남을 것이다.올림픽 철도를 추진하면서 중앙정부는 고집과 독선으로 일관했다. 단선의 복선화, 외곽 강릉역사의 도심 이전, 시내 구간 지하화 등의 현안이 파생할 때마다,대규모 집회,삭발,혈서 등 시민들의 집단행동 없이는 관철된 적이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최장소인 횡계의 알펜시아 역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리더십 부재는 가속화되어, 강릉역사에 설치되어야 할 복합환승센터의 위치마저 제대로 결정짓지 못하고 시간만 끌고 있다.한국철도시설공단의 무능은 교량이 무너져도 속수무책이고 모든 문제의 해결보다는 방치로 일관하고 있다.손실된 시간을 지금부터라도 문재인 정부가 나서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리더십을 복구하고 원주∼강릉 철도를 9월 조기개통 하는 정상화의 길로 가야 할 것이다.
홍창의·가톨릭관동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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