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성숙   경운교육연구소장
▲ 민성숙
경운교육연구소장
문재인 정부가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직 공무원인 교사의 신분을 지방직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지금 강원도에 유일하게 초등학교 교사를 배출하고 있는 춘천교육대학교 졸업예정자들의 80%는 타 지역의 교사가 되기 위하여 떠나고,20%인 60명에서 70명 정도가 강원도에 남아 임용고시에 임하는 실정이다.가뜩이나 3년 연속 강원도 초등교사 임용고시에 지원자가 미달인 상태에서 이렇게 국가직 공무원인 교사의 신분이 지방직 공무원이 된다면 과연 근무여건이 열악한 강원도에서 교사가 되고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걱정스럽다.
강원도민일보 5월 16일자 기사를 보면 강원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이 얼마나 행복하지 않은지 알 수 있다.강원도 교사 10명 중 6명은 학교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전교조 강원지부가 스승의 날을 맞아 도내 유·초·중·고 교사 2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교생활과 우리 교육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60.1%(137명)를 차지했다고 한다.그리고 학교생활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39.9%(91명)에 불과했다.
학교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성과급,교원평가 등 잘못된 교원정책’이라고 지적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교원 성과급은 교사의 사기진작은커녕 갈등과 위화감만 조성하기 때문에 교사들 대부분이 폐지를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원의 능력을 신장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공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해마다 익명으로 학생과 학부모,동료교사가 한 사람의 교원을 평가하고 있는 교원평가제는,평가를 하는 사람이 평가 대상인 교사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답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 평가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내가 강원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1986년에 화천 간동고등학교로 초임 발령받고 2000년 퇴직할 때 까지 음악교사로 근무하면서 얼마나 학교생활에 만족하는 교사였는지 되돌아본다.퇴직할 무렵 교사 성과급이라든지 교원평가제도가 막 시행되었었다.그 낯선 제도 때문에 동료 교사 간에 얼굴을 붉히기도 했고 마음 상하는 일도 있었다.마치 감시 받는 것 같았고 누군가로부터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속상한 기분에 휩싸였던 기억이 난다.그 불쾌한 감정을 유발하는 정책이 여전히 학교현장에 지속적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 유감이다.
지난 5월 11일 오후에 국민은행 춘천남지점이 춘천교대를 방문해서 장학금과 발전기금 500만원을 전달했다는 기사는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그 은행의 고객이 춘천시민들일 것이고 강원도민들이 분명한데도 그 장학금으로 공부한 춘천교대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서는 강원도가 아닌 타 시도의 교사가 되기 위해 미련 없이 우리 강원도를 떠난다는 것이 참 씁쓸하다.이 참에 강원도에 유일한 초등학교 교사를 배출하는 춘천교육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할 때 임용고시는 반드시 강원도에서 치러야한다는 강제조항 같은 정책을 제안한다면 내가 너무 옹졸한가.
교육은 교사와 학생과 지역사회가 트라이앵글이 되어야 마침내 아름다운 소리로 멀리멀리 퍼져 나갈 수 있다.교사가 떠나고 학생이 떠난 빈자리에서 강원도의 열악한 환경만 탓할 것인가.언제까지 그러할 것인가.이제 강원도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정부에 요구해야만 한다.강원도에 교사가 머물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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