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출신 김영하 작가
중·단편 소설 7편 담아
“세월호 이후 작품 변화”

회복할 수 없는 상실의 불행에 맞닥뜨렸을 때,그 공허함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화천 출신 김영하(사진) 작가의 소설집 ‘오직 두 사람’에는 무언가를 상실한 사람들,그리고 상실 이후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중단편 일곱 편이 담겼다.김 작가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이후 7년 만에 출간한 신작 소설집이다.‘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 결승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때,그것은 누구의 잘못일까?’(‘아이를 찾습니다’ 중)제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아이를 찾습니다’의 주인공은 3살 때 유괴된 아들을 되찾는 것이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집도 직장도 포기하고 아이 찾기에 매달린다.그러나 11년 만에 돌아온 아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오히려 유괴범을 그리워하며 엇나가고 조현병이 심해진 아내는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며 모두가 불행한 상황에 놓인다.

▲ 오직 두 사람   김영하
▲ 오직 두 사람
김영하
작가는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 발표한 이 작품을 기점으로 자신의 삶과 작품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고백한다.그 이전에 쓰인 제36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옥수수와 나’와 ‘슈트’ ‘최은지와 박인수’에서는 무언가를 잃은 인물들이 불안을 감추기 위해 자기기만에 가까운 합리화로 위안을 얻고 연기하듯 살아가는 반면 세월호 참사 이후 쓰인 ‘아이를 찾습니다’ ‘인생의 원점’ ‘신의 장난’ ‘오직 두 사람’ 속 인물들은 자위와 연기는 포기한 채 ‘그 이후’를 견뎌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간다.작가는 이 작품들이 모두 담긴 이번 소설집을 통해 혼란으로 가득한 불가역적인 우리 인생에 대해 경고하고 불행한 이들을 위로하며 삶의 지표를 제공하는 문학의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

김영하 작가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95년 계간 ‘리뷰’에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등을 펴냈으며 문학동네작가상,동인문학상,황순원문학상,만해문학상,현대문학상,이상문학상,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최근 나영석 PD의 신작 예능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맛칼럼니스트 황교익 등과 함께 캐스팅돼 예능인으로서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문학동네 271쪽 1만3000원. 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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