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비무장지대로 가자/비무장지대로 가자/얼룩진 군복은 벗어라 여기는 비무장지대라/비무장지대로 오라/비무장지대로 오라/따발총 계급장 버리고 오라 비무장지대로/팔씨름 샅바씨름 남정네들은 힘겨루기/널뛰기 그네타기 너울너울 춤추며/너희는 백두산까지/우리는 한라산까지/철조망 돌돌돌 밀어라/온누리 비무장지대로….문익환 목사 시·소리꾼 김용우 노래

분단과 평화와 통일의 상징이 된 비무장 지대!

서쪽 임진강 하구에서 강원도 동해안 고성에 이르는 249.4㎞의 경계선이 바로 우리 땅을 ‘끊어서 갈라놓은’ 휴전선이고,휴전선 남북으로 각각 2㎞ 지역이 비무장지대(DMZ)이다.나흘 전 5월 30일,고성 비무장지대에서 펼쳐진 ‘2017 세계평화교육 페스티벌’에 다녀왔다.‘비무장’지대는 역설적이게도 ‘무장’한 사람,군인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무장을 검열 당하지 않는 새와 바람과 꽃들과 나비는 들어갈 수 있는 땅이다.철조망 위로 올려다 본 하늘에도 경계는 없었다.금 그어지지 않은 하늘은 푸르고 자유로웠다.아직도 가슴이 먹먹하기만 하다.

‘2017 세계평화교육 페스티벌’은 강원도교육청이 중국,일본,러시아,필리핀,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 청소년들을 초청해 강원도 청소년들과 함께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행사였다.500여명의 학생들이 3박 4일 일정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릉단오제도 참가하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러지길 기원하며 분단의 상징 비무장지대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여정을 이어갔다.

고성 비무장지대에서 펼쳐진 ‘DMZ평화마당’에선 통일전망대에서 북녘땅을 바라보며 통일을 기원하고 청소년들과 함께 비무장지대,철조망을 따라 걸었다.철조망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나비들처럼 우리 학생들도 철책선을 따라 날개짓하며 행진했다.통일전망대 앞에서는 마임이스트 유진규님이 슬픔과 고통과 한이 서린 분단조국의 현실을 날것의 몸짓으로 표현했다.모든 이들,특히 세계의 청소년들이 숨죽인 채 지켜보았다.침묵과 정적,몰입으로 학생들은 공명했다.우리 학생들은 다른나라에서 온 학생들과는 사뭇 결이 다른 떨림을 느꼈을 것이다.‘평화’라는 말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추상의 것,막연한 것,태연한 것,고요한 것,자연스러운 것,사랑스러운 것이 구체의 언어로 다가오는 순간들을 경험했을 것이다.

우리 강원도는 끊어진 땅의 현재를 살고 있다.우리나라 지도에서 남북으로 갈라진 광역자치단체도 강원도 한 곳이다.북강원도,남강원도! 고성은 또 어떤가? 해방 후 38선으로 갈리면서 고성군은 북한지역이었다가 전쟁 후 휴전선이 그어지면서는 세계유일의 분단 국가안에,분단 도(道)안에 분단 군(郡)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남한,남강원도,남고성인 것이다.

강원교육이 나아가야 할 또 하나의 또렷한 길,평화통일교육이다.세계시민으로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인권,평화의 가치를 일깨우고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교육 말이다.너무 긴 이별은 잊혀짐이다.기억과 일깨움으로 통일을 염원해야한다.숨가쁘게 달려온 5월을 보내고 이제 통일염원의 달 6월을 맞았다.강원도민의 삶 안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2017 세계평화교육 페스티벌’ 슬로건으로 인사를 갈음한다.I Love Peace.I am a Peace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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