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소설 ‘보복대행전문…’
12년만에 발표 여덟번째 장편
웹 연재 누적 구독자 1위 기록

이외수(71·사진)는 여전히 ‘젊다’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작가다.

수 차례에 걸친 투병과 어느새 70대에 들어선 고령에도 그는 매사 젊은이 못지않은 패션감각을 선보이고 트위터,인스타그램,폴라 등을 통해 수백만명의 팔로워와 실시간으로 소통한다.화천 이외수문학관을 찾는 이들을 항상 반갑게 맞아주고 열정적으로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때론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위암,유방암,폐기흉 등으로 병원에서 고생할 때 격려해주신 많은 분께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키가 높은 노래로 허세를 부린다”며 웃는 그의 모습은 역시 ‘젊다’.

그가 ‘장외인간’ 이후 12년 만에 발표한 여덟 번째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해냄)도 ‘젊은’ 이외수의 연장선이다.평생을 종이책으로 독자를 만나 온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의 독자와 호흡하기 위해 웹을 통해 작품을 연재하는 과감한 도전을 시도했다.

최근 화천 감성마을 이외수문학관에서 만난 이외수 작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문학이 계속 사랑받을 수 있도록 모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시대 젊은이들은 그의 젊은 생각에 열렬히 호응했다.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지난 2월부터 80회 분량으로 연재된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문학 분야에서 최단기간 40만 독자를 모으며 누적구독자 순위 1위를 차지했으며 연재 3개월간 3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독자들이 열광한 건 비단 형식뿐이 아니었다.책은 식물과 교감하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식물의 힘을 빌려 부정부패가 만연한 세상에 통쾌한 복수를 날리는 이야기를 그렸다.고양이의 이마에 대못을 박는 동물 학대범 응징은 물론 4대강 사업으로 부당한 이득을 챙긴 이들에게 ‘녹조라떼’로 변한 강물을 들이키게 하는 목표를 실행해나가는 이야기는 이 시대 부조리에 절망한 이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유년시절부터 강원도에서 생활한 것은 물론 대부분의 작품을 도내에서 집필한 그의 문학적 토양은 역시 강원도다.이번 소설 또한 그가 거주하고 있는 화천 상서면 다목리를 배경으로 한다.투병 이후 물,불,쇠,나무,흙 등 오행을 소재로 글을 쓰기로 다짐한 그는 현재 살고 있는 다목리(多木里)에 착안해 나무 이야기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이 작가는 강원도의 대자연이 자신의 작품이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그는 “인위적인 것은 세월이 가면 퇴락하기 마련”이라며 “변하지 않는 이곳의 자연이 내 소설이 구닥다리가 되지 않게 하는 힘”이라고 덧붙였다. 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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