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춘   강릉우체국장
▲ 이용춘
강릉우체국장
‘사월과 오월을 내게 주면 나머지 달은 모두 네게 주마’란 서양 속담이 있다.우리는 오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동서와 고금을 떠나 일년 중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달이 오월이다.이처럼 좋은 때의 막바지인 지난 5월 29일부터 나흘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고 우표문화 발전을 위한 2017강원우표전시회가 솔향과 예향, 문향으로 이름난 우리 지역에서 열렸다.다른 지역보다 강릉에 우표수집 애호가들이 많고 전시장이 시청사 1층이라 어느 우표전시회 때 보다 관람하신 분들이 많았다.

우편요금수납의 수단으로 만들어진 우표는 작은 네모 크기에 담을 대상을 생략과 축소를 통해 시각화하므로 축소예술의 꽃이라고 한다.따라서 우표는 단순히 우편요금 증표를 넘어 전 세계의 사회,역사,문화,문명을 함축하게 된다.우표를 보면 그 나라의 정치,경제,예술 수준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저개발국가의 우표를 보면 윤곽이 약간 뭉개져 보이는 등 어딘지 모르게 조잡하다는 느낌이 든다.유럽의 경우 인구 10명당 3명이 우표를 수집하고 있으며 우표수집 취미를 ‘취미의 왕’이라고 부르고 있다.우리나라 우표수집가는 1970년대에는 30만 명을 넘었으나 지금은 좀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아주 작은 습관이 인생을 바꿀 수 있듯이 어떤 취미활동을 하느냐가 그 사람의 습관을 바꾸고 인생을 바꿀 수 있다.특히 젊었을 때 어떤 취미를 갖느냐는 더더욱 중요하다.

우표를 수집하면 이로운 점이 많다.우선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가령 이번 우표전시회의 주요 테마인 동계올림픽 관련 우표 자료를 정리하다보면 올림픽의 역사,개최지,종목 등을 공부하게 되고,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피카소에 관한 우표를 모아 정돈하다 보면 그의 인생,작품세계를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우표수집가로 유명했던 미국의 32대 루즈벨트 대통령은 ‘우표에서 얻은 지식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보다 오히려 더 많다’고 했다.또 정리정돈 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이 길러지고,목표를 향한 끈질긴 노력과 인내심을 습성화시켜 준다.관찰력이 증진되고,연구심이 배양되며,심미안도 갖게 된다.

이 같은 좋은 점이 있음에도 근래 들어 우표수집 인구가 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보다 많은 분들께서 우표를 수집·연구하는 우표 문화에 더욱 관심을 갖고 우취 저변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우표! 작은 네모이지만 그 속에는 아주 큰 세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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