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찬 등 문인 5명 1952년 결성
심은섭 교수 황 시인 별세 계기
영인본 제작 학술연구자료 활용

강릉 최초의 시문학 동인회였던 ‘청포도 동인회’의 마지막 생존 회원이었던 황금찬(사진) 시인이 최근 작고하면서 청포도 동인회와 그들이 발간했던 동인지 ‘청포도’에 대한 재조명 열기가 지역문단을 중심으로 고조되고 있다.

‘청포도 동인회’는 강릉사범학교 교사였던 황금찬,최인희와 이들의 제자인 함혜련,이인수,김유진 등 문인 5명이 한국전쟁 때인 지난 1952년 결성해 강릉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문학동인회이다.당시 황무지같았던 강원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강원 문학의 씨를 뿌린 동인지로 평가받고 있다.

고 황금찬 시인도 수년전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청포도 동인지 600부를 발간했는데,문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책을 구하러 다닐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글을 좋아하는 강릉지역의 정서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청포도 동인들은 이후 김광섭,양주동,박두진,박목월 등 기라성 같은 문인들의 추천으로 등단하면서 강원문학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자양분 역할을 했다.청포도 동인회의 활동은 지난 2006년 당시 이광식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이 ‘청포도’ 창간호를 세상에 공개하면서 주목받았다.

▲ 최근 작고한 황금찬 시인이 주도적으로 결성한 강릉 최초의 시문학 동인회 ‘청포도 동인회’의 첫 동인지 앞면(왼쪽)과 뒷면.
▲ 최근 작고한 황금찬 시인이 주도적으로 결성한 강릉 최초의 시문학 동인회 ‘청포도 동인회’의 첫 동인지 앞면(왼쪽)과 뒷면.
현존하는 도내 동인지로는 가장 오래된 창간호에는 5명 동인회원의 시 작품 20편이 49쪽에 걸쳐 수록돼 있다.

가톨릭관동대 심은섭 교수는 황금찬 시인의 별세를 계기로 청포도 동인회에 대한 학술연구 저변을 확대하는 재조명 작업에 착수했다.심 교수는 동인지 영인본을 만들어 문인과 학자들의 학술연구를 진작시키는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강릉문화재단도 황금찬 시인을 추모하기 위해 재단의 정기간행물 ‘명주산책’에 청포도 동인회와 관련된 글을 실을 예정이다.

심은섭 교수는 “‘청포도 동인회’는 6·25 전쟁시기에 출범한 데다 한국문단 최고령 시인이었던 황금찬 시인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연구가치가 높다”며 “영인본이 제작되면서 기초자료가 탄탄해진 만큼 학계에서도 더욱 풍성한 연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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