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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의 가치

김갑열 webmaster@kado.net 2017년 06월 19일 월요일
▲ 김갑열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 김갑열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작은 종이와 천조각 하나라도 아껴서 씀이 미덕이었던 시절이 있었다.과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설엔 하찮은 자투리 천조각일지라도 쓸모 있을 것에 대비해 차곡차곡 모으던 어머님들의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다.자투리는 자로 재어 팔거나 재단하다가 남은 천의 조각을 말한다.그러나 최근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자란 젊은 세대들에겐 자투리란 용어조차 생소함을 느낀다.어렵던 시절에 익숙해 비닐봉투와 천 조각을 구석구석에 모아두는 할머니들의 행동은 젊은 사람들에게 궁상맞다는 핀잔을 받기도 한다.이미 오래전 자투리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쓰레기가 돼 버렸고 절약하는 것보다 소비하는 것이 아름다운 덕행의 가치로 대치됐다.

땅에도 자투리가 있다.요즘처럼 땅값이 비싼 세상에 아무리 자투리라도 토지가 버려질리 없지만 우리의 생활공간 속에서 의외로 방치되고 있는 유휴지가 많이 있다.자투리 유휴지는 비정형의 대지위에 주택을 건축하고 남는 토지,경사면 지형으로 활용이 안 되고 있는 토지,공공사업시행을 위한 잔여지,직선화와 대체도로 개설로 인한 폐도 및 폐철도부지 등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대부분 자투리 공간은 국·공지로서 특정 개인이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으며,수요의 제한으로 매각이 제약,관리비용의 부담으로 방치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이러한 유휴부지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면 생활공간의 분리를 초래하고 주거환경을 훼손하게 된다.즉 주인 없는 땅으로 여겨지면 대상지는 누구 소유물인지 모르는 적체물과 쓰레기가 쌓이게 돼 도시미관을 저해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토지자원의 활용방안은 삶의 터전으로서 공간환경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도시에서 이웃 간 담장 하나만을 걷어 냄으로서 더 넓은 개방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방치된 자투리 토지에 주차장을 확보하면 골목길 보행 및 소방안전을 크게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담장 밖 또는 도심하천 주변을 작은 꽃밭을 조성하거나 몇 그루 나무를 심어서 자연생태를 복원하는 것은 우리의 생활공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일정 규모 이상의 폐철도 부지는 이미 레일바이크 등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폐도로는 위치에 따라서 태양열 에너지생산단지와 유통단지 또는 공원으로 재활용되고 있다.더 나아가 생활공간에서 단 한 평일지라도 방치되는 유휴지를 찾아 어떻게 활용할지 여부에 따라 가치와 편익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유주체로서 공공기관은 매각에 의한 처분위주의 대안만 갖고 있는 실정이다.보다 공익적 기능을 확대시키려는 최유효 이용방안과 관리예산이 없다.또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이제부터라도 공공기관은 국·공유자산으로서 자투리 토지에 대한 사회적 기능을 재인식하고 계획적 관리를 이뤄나가야 한다.도로와 하천변 또는 담장 밑 자투리 토지를 찾아 쌈지공원을 조성하고,작은 벤치와 운동시설 하나를 설치함으로서 우리의 생활공간이 풍요롭게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이와 함께 개인소유의 자투리 토지가 위와 같은 용도로 제공되면 이에 대한 공익적 기여에 따라 조세감면 또는 보상을 해 주는 유인적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도심지역에 나대지가 건축될 때까지라도 주차장이나 쉼터로 확대함으로서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이제 자투리는 더 이상 쓸모없는 공간이 아니다.국민 모두가 자투리 토지의 잠재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공익적 기능을 늘리기 위한 대안을 함께 만들어 갈 때 아름답고 살기 좋은 생활공간도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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