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박근혜 ‘국민’과 문재인 ‘국민’

남궁창성 2017년 06월 19일 월요일
▲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국장
▲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국장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지각능력에 한계를 갖고 있다.모든 곳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결국 대중매체에 의지해 세상 돌아가는 일들을 전해 듣는다.그럼 우리는 언제나 살균 처리된 뉴스를 접하고 있을까.아니다.매스 미디어가 정해준 창을 통해 보고 듣고 판단한다.그런 대중매체가 본질보다는 상징과 기호로 가득한 이미지들을 실어 나르기 십상이다.미국의 정치학자 머리 에덜먼(1919~2001년)은 정치는 상징적이며 언어적 행위라고 규정한다.주술사와 같은 정치인들의 언어는 결코 중립적이지도 순수하지도 않다.정치적 지지와 복종을 끌어내기 위해 조작되기도 하고 가치체계의 전복도 자주 일어난다.

‘국민’은 정치인들이 애용하는 상징적 단어다.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민’을 자주 써먹었다.2013년 9월17일 국무회의가 대표적이다.“야당이 장외투쟁을 고집하면서 민생을 외면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정기국회가 시작됐는데도 민생법안 심의를 거부한다면 결코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다.저도 야당 대표로 활동했지만 당의 목적을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는 일은 하지 않았다.정치가 국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상생의 정치로 나아가기를 바랬는데 안타까운 마음이다.장외투쟁이 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국민들을 위하는 국민이 원하는 민의인지 동의할 수 없다.” 임기중 국민을 멀리 했던 그였지만 ‘국민’이라는 상징을 즐겼다.

시중에서는 역사 교과서 논란이 뜨겁고 야당이 국정원 개혁을 촉구하던 상황이었다.하지만 집권초 박 전 대통령의 지지도가 67%였던 호시절이었다.하루전 대통령 초청 여·야 대표 회동이 성과없이 끝나고 야당이 장외투쟁을 선언한 빙하기였다.물론 야당도 대통령의 겁박에 굴하지 않고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반격했다.“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정치가 민주주의 회복을 거부한다면 심각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대통령이 지지율에 도취해 오만과 독선을 고집한다면 그 지지율은 순간적으로 물거품처럼 꺼져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야당 대표의 경고는 4년후 적중했지만 그 역시 주술의 도구로 ‘국민’을 활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83%를 기록했다.야당은 새 정부가 가고자 하는 길에 물이나 뿌리고 조용히 비질이나 해야 할 형편이다.청와대 분위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속내를 보였다.“정부는 비상시국에 인수위 없이 출범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협치를 위해서도 어느 정부도 하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다.그런데 (강경화 후보자)반대를 넘어 대통령이 그를 임명하면 협치는 없다거나 장외투쟁까지 말하며 압박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장관 인사는 대통령 권한으로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그대로 임명할 수 있다.최종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저는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야당도 국민의 판단을 존중해달라.” 야당도 이에 질세라 인사청문 무용론과 대통령의 독선을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박근혜의 ‘국민’과 문재인의 ‘국민’은 많이 닮았다.권력 의지의 투사라는 점에서 유전자가 같다.인기를 칼과 방패삼아 앞만보고 질주하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야당이 영 불편하고 성가신 존재일 수 있다.정권의 추락이 기회가 되는 야당 입장에서는 권력을 잡자마자 스스로의 원칙과 기준을 허물며 “나를 따르라”고 외치는 청와대가 독선일 수 있다.하지만 정작 국민들은 양측이 칼을 휘두르며 대치하는 중간 어디 쯤에서 불안하게 서성이고 있을지 모른다.광장의 기대와 희망이 흔들리는 현실에서 국민들은 묻는다.우리는 주인인가.상징인가.또 안모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보며 고뇌한다.우리는 미래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다른 주인이 돌리는 다람쥐 쳇바퀴를 돌고 있는가.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국장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http://www.kado.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OT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