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문체부장관 평창 방문
“평화올림픽 위해 팀구성 추진”
북한 동의·IIHF·IOC 승인 필요
최대관건 한국선수 수용 여부

정부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성사 여부가 주목되지만 넘어야할 산도 많다.

도종환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0일 강원도 평창군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주사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평화 올림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만드는 방안을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세계 22위지만 개최국 자격으로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본선(8개 팀)에 나간다. 이에 반해 북한은 출전권이 없다.단일팀을 구성하려면 북한의 동의는 물론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IO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도 장관은 오는 24일 무주에서 개막하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맞아 방한하는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북한의 장웅 IOC 위원과 관련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정부는 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통해 흥행에 불을 지피고,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역사적인 단일팀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무엇보다 최대 변수는 한국팀 선수들의 수용 여부다.단일팀이 성사되면 척박한 환경에서 평창만을 바라보고 피땀을 흘린 선수 중 일부는 올림픽의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대표팀의 간판 골잡이인 박종아는 21일 “짧으면 1년,길면 2~3년을 준비한 꿈의무대를 불과 몇 개월 남겨둔 시기에 갑작스러운 단일팀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조금만 더 선수들 측에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4월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남북 대결’에서 북한에 3-0으로 승리했다.구소련의 영향으로 1950년대 초반부터 아이스하키를 접한 북한은 2001년 세계 랭킹 12위까지 오를 정도로 아이스하키 강국이었으나 열악한 경제 사정으로 대표팀에 대한 지원 규모가 축소되면서 현재는 남북의 기량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 경기력에서 시너지 효과보다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이미 예정된 해외 전지훈련과 각종 대회 참가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도 장관은 이러한 점을 고려한 듯 한국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엔트리를 늘리는 방안을 IOC 측에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석·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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