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바다부채길
2300만년전 한·일 지각변동 분리 해안단구 형성
지난해 10월 일반에 개방… 주상절리 비경 감탄

▲ 강릉 정동∼심곡 바다부채길(2.86㎞)은 해안단구 천연기념물 지대 바닷가를 관통하면서 이어져 비경의 연속이다.
▲ 강릉 정동∼심곡 바다부채길(2.86㎞)은 해안단구 천연기념물 지대 바닷가를 관통하면서 이어져 비경의 연속이다.
길이 2.86㎞(편도).걸어서 70분.

바닷가로 난 길로 발품을 팔기 위해 꾸역꾸역 사람들이 강릉으로 몰려든다. 길은 그냥 평탄한 길이 아니다.바닷가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기암괴석 갯바위를 구불구불 휘감으면서 길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이곳을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곳’ 이라고 부른다.지금부터 2300만년 전,우리나라와 일본이 붙어있다가 바다로 분리될 때 지각변동의 여파로 생겨난 국내 최장 길이 해안단구 지대를 관통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이곳은 천연기념물(제437호)로 보호되고 있는 곳이다.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심곡항 사이 ‘바다부채길’ 얘기다. 지난해 10월 임시개방 후 4개월 만에 50여만명 탐방객을 불러들이면서 전국적 명소로 급부상한 바다부채길이 이달 재개장 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편의·안전시설 보강 후 어른 기준 3000원의 입장료를 받는 유료 탐방으로 전환됐지만,평일 3000명,주말과 휴일에는 1만명의 구름 인파가 발디딜 틈 없이 바닷가 탐방로를 수놓는다. 분단 이후 군(軍) 경계를 위한 순찰로로만 사용됐을 뿐 일반인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안 보고는 못 배기는 국민 탐방지가 됐다.전인미답(前人未踏),비경을 만난다는 설렘에 새벽잠을 설치고 천리길을 달려왔다가 풍랑주의보 등 기상 악화로 인해 발길을 돌리는 탐방객도 적지 않다. 길은 바다에서 불쑥 솟아오른 해안단구의 깎아지른 직벽 아래로 만들어졌다. 파도가 금방이라도 데크 길 위로 튀어 올라 옷 깃을 적실 것 같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바닷물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청정수다.그 바닷물빛을 닮은 하늘색이며 순백의 흰구름까지,탐방객의 안구를 정화하는 색조의 예술이 또한 일품이다.

길 가에서는 억겁이 세월이 빚어낸 주상절리 바위 조각품들이 줄지어 환영인사를 보낸다. ‘투구바위’,‘부채바위’ 등 명물은 물론이고 바닷속에서 간신히 고개를 내민 이름없는 바위까지,하나하나가 그곳에 있는 것 만으로도 걸작이다.

부채길 북쪽 지점,정동진이 언뜻언뜻 모습을 나타내는 지점에서는 동해안에서는 드문 몽돌해변을 만날 수 있다.

파도에 닳고닳은 몽돌이 파도에 구르면서 재잘거리는 소리에 탐방객들이 쉬이 자리를 뜨지 못해 또 한번 지체 현상이 빚어진다. 동해가 꼭꼭 숨겨뒀던 황홀경에 눈을 빼앗긴 70분 동안 여행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감탄사를 흘리는 것 뿐이다.바다부채길 끝단의 남쪽과 북쪽으로는 저 유명한 헌화로와 정동진 백사장이 한 몸으로 이어지니 부채길 탐방 후에도 여행은 계속 현재진행형이다. 최동열 dychoi@kado.net

탐방코스
심곡항-부채바위·전망대-투구바위-썬크루즈리조트 주차장(총 7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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