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하수 재사용·수도관 교체 등 현실적 대책 나와야

가뭄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농업용수가 끊긴데 이어 먹는 물조차 말랐다.하천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다.가뭄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강릉과 속초를 중심으로 물 절약 캠페인이 벌어지고,산간계곡 주민들은 생활용수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물 부족이 심화되며 해수욕장 개장마저 늦춰졌다.강릉시는 사실상 제한급수를 선언했다.최명희 강릉시장은 기우제를 지내는 대신 빨랫감 줄이기와 면도 안하기를 택했다.물사용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자 실용적인 선택이다.지금의 상황은 관정개발 등 지하수를 활용할 단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물 사용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것이다.

식수원이 고갈되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자 강원도를 비롯한 중부권 7개 시·도지사들이 엊그제 가뭄 극복대책을 정부에 건의했다.이들은 “항구적 가뭄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지원 확대와 수계(댐) 간 연계망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그러나 이 같은 건의는 당장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말 그대로 언제 이뤄질지 모를 ‘장기적인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지금 현장에서는 물고기가 말라죽고 농작물이 타들어간다.주민들은 먹을 물과 생활용수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항구적인 대책도 중요하지만,물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3년 전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가뭄 발생 주기가 짧아지고,갈수록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그런데도 가뭄대책은 소걸음이다.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는 나라이면서 속 시원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동고서저 형태인 우리나라는 비가 내려도 순식간에 바다로 빠져나간다.연간 강우량이 1274mm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이젠 4계절 내내 가뭄에 시달리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가뭄을 극복하기 위한 단계적 대책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강릉시는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내달 1일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가기로 했다.속초시의 상황도 좋지 않다.가뭄 피해가 현실화 된 이상 적극적이고 실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생활하수를 재처리해 화장실용수로 사용하는 등 생활 속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하수처리시설에서 방류되는 처리수를 다시 고도 처리해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물이 부족하면 아껴 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저수지 준설과 관정 개발,수도관 교체 등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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