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규   전 강원도의회 의장
▲ 최재규
전 강원도의회 의장
강원도 등 전국이 가뭄으로 불타고 있다.강릉시는 강릉시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량이 급감해 7월초부터 제한급수를 실시할 것이라 했다.강릉시가 제한급수를 한 적이 역사상 없었을 만큼 이번 가뭄은 심각한 자연재해이다.폭우,홍수,폭설 등은 물적 손실이 심대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나라에서는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정부에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지만,가뭄과 같은 것은 물적 손실의 계량화가 쉽지 않아 재난지역 선포도 쉽지 않다.가뭄이 심하면 농작물 농사가 어려워 농촌지원책만 강구했던 시절이 지난 시절이었다.

그런데 제한급수 운운에 이르다보니 이제 가뭄은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민의 문제로까지 확대되었다.제한급수로 인해 지장을 받는 곳은 한두 곳이 아니다.우선,물을 대량으로 이용하는 숙박업,대중목욕탕,체육시설(헬스장,수영장 등),병원,음식점,커피숍,기타 등등 여러 곳이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즉,우리 서민들의 삶과 모조리 관련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가뭄으로 강릉 오봉저수지가 메말라가고 있다.20일 현재 오봉저수지 저수량은 393만t으로 저수율이 31%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그 대책을 강릉시에서는 다각도로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실생활에 가능하면 최소한의 지장을 주면서도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묘안을 짜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런데 이런 대책만으로는 금번 가뭄을 해결하기 힘들다.가장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동참,절수하려는 의식이 필요하다.지금도 주위를 살펴보면 쓸데없이 물을 낭비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먹다가 그냥 버리는 생수통,식당에 가보면 무의식적으로 컵에 따라놓은 물,목욕탕에서도 그냥 샤워기를 틀어놓고 딴 짓을 하는 이들,설거지통에 물을 받아놓으려고 수도꼭지를 그냥 틀어놓는 이들,그 외에도 우리 주위에서 물을 낭비하는 현장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세계는 바야흐로 물전쟁 시대에 돌입했다.이런 문구가 신문지상을 장식한 게 벌써 10여 년이 넘는다.아직 한국은 물 부족국가가 아니라는 추임새가 붙기는 했지만,세계에서는 물 부족으로 신음하는 나라가 수두룩하다.특히 후진국에서는 더욱 그렇다.가뭄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이번 강릉 등 동해안의 가뭄을 통해 이제 가뭄은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다루어야 할 문제가 됐다.기업체에서는 벌써부터 수(水)처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꽤 된다.금번 가뭄으로 인해 수처리업 업황은 갈수록 확장될 것이다.

물도 낭비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물도 귀중한 재산으로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큰돈이 되는 사업의 대상이 됐다.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지 몇 백 년이 흘러 이제 생수를 팔고 사는 시대가 도래했다.생활용수마저도 이제는 금쪽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다.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가뭄이 심하면 기우제를 지냈다.이런 풍속이 민간에도 널리 퍼져 가뭄이 들면 농촌에서는 자발적으로 기우제를 하지 무렵을 전후하여 지냈다.공교롭게 6월 21일이 하지였다.기우제를 종교적인 개념으로만 파악해서는 곤란하다.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정성을 모은다는 것이고,이렇게 정성을 모으게 되면,으레 물을 절약해서 쓰는 관념이 형성된다는 것이다.그렇다.요는 시민의식의 형성이다.루사로 인한 큰 홍수를 겪은 강릉에 그 못지않은 가뭄이란 재앙이 닥쳐왔다.절수한다는 시민의식을 고양해야 한다.부디 슬기롭게 이 가뭄을 극복하는 강릉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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