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소방서장
정말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대형화재가 지난 14일 새벽 영국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오래된 24층짜리 아파트 ‘그렌펠타워’에서 발생한 화재는 15분여 만에 아파트 전체를 집어삼키며 순식간에 24층까지 번졌다.58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실종자가 많아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생지옥이 따로 없는 처참한 화재였다.
화재 원인을 분석해 보면 인간의 오만과 방심,안전에 대한 무감각,정직성의 일탈로 인해 발생된 것이 많다.즉 인재(人災)인 것이다.인재는 사람이 원인이 되는 사고로 얼마든지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고층건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지난 12월 기준으로 30층 이상 건축물은 3266개이고,50층 이상 초고층 건물도 107개나 된다.고층건물 화재 시 피해가 큰 것은 화염과 연기가 계단이나 승강기 통로를 통해 급격히 확산되고 신속한 대피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소방서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고가사다리차는 15~17층까지만 진화가 가능하다.23층 까지 가능한 70미터 고가사다리차는 몇 대 안된다.고층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진압작전에 어려움이 많다.최근에 건축된 경우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어 자동소화가 가능하고 옥내소화전,연결송수관설비 등이 설치되어 소방관들이 신속히 진화를 할 수 있지만 고층건물 화재의 경우 일반 건물과 달리 가변성이 많아 진압 작전이 매우 어렵다.
화재 현장을 출동 하다 보면 불법 주차된 차량을 종종 목격한다.아파트에는 소방차량의 비상주차를 위해 황색 선으로 소방차 전용주차선이 그어져 있다.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주차하는 차량들이 많다.소방차 비상공간은 생명의 공간이다.고층건물 화재시 어떻게 해야 안전할까. 신속한 대피가 최우선이다.불이 번지기 전에 계단을 통해 지상으로 내려오거나 옥상으로 대피해야 한다.탈출 실패했을 경우 피난안전구역에서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초고층 건물은 30층 마다 1개 이상 피난 안전구역이 설치되어 있다.일반 승강기는 절대 이용하면 안된다.
100만분의 1의 사고 확률은 누구나 무시한다.그러나 매일 그 일을 1000번 이상하는 작업자는 3년 이내에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반이 넘는다고 한다.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는 ‘1대 29대 300’의 법칙 에서도 이를 설명하고 있다.한 번의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이미 그 전에 유사한 29번의 사고가 있었고,그 주변에서는 300번의 이상 징후가 감지 됐었다고 한다.잘못된 습관이 관행적으로 행해질 때 대형 사고는 발생된다.모두가 꿈꾸는 안전하고 행복사회는 기본을 지킬 때 이루어 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