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대   강원해양수산포럼 이사장
▲ 최종대
강원해양수산포럼 이사장
명태는 한국인 모두가 좋아하는 국민 생선이다.동절기에 건조된 명태는 연중 식용이 가능하여 대표적인 제수용품이었다.쉽게 변질되지 않는 명태의 단백질은 한국인의 식성에 적합하였고 콩나물 등과 결합된 해장국은 숙취해소에 최적일만큼 좋은 식재료이다.아울러 명태는 먹지 못하는 부분이 거의 없다.알과 창자는 명란젓과 창란젓으로 쓰이고 정소인 곤지는 매운탕과 찌개의 재료이며 간인 애는 간유 등 각종 약품의 원료이다.아가미는 김치와 깍두기의 부수재료가 되고 있으며 최근에 말린 명태 가공시 분리되는 껍질까지 콜라겐이 풍부하여 다양한 식재료임이 밝혀졌다.

명태는 쓰임새가 많은 것 이상으로 이름도 여러 가지이다. 북쪽에서 나는 대표적 어족자원이라는 의미의 ‘북어’,겨울 생선이라 하여 ‘동태’,젖은 상태의 경우 ‘생태’,건조한 것은 ‘건태’라 한다.혹한기에 해동을 반복하여 노랗게 건조되면 ‘황태’,반건조된 것은 코를 묶어 판매하여 ‘코다리’라 하고 성장하기 전 어린 것은 ‘노가리’로 불린다.잡는 시기와 방법에 따라 산란기 이후 봄철에 잡힌다고 하여 ‘춘태’라 하기도 한다.많은 이름이 있는 것은 우리 생활에 그만큼 깊숙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명태는 냉수어종이다.수온에 따라 하절기에는 북위 50도 이북인 오오츠크해 부근까지 이동했다가 동절기에는 37도 선까지 내려오기도 하였다.1980년대까지 명태는 동해가 동북아의 무공해 청정 해역이므로 국내수요를 충족할만큼 잡혔다.그러나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에 의한 조류의 변화로 남하선이 북상하였고 노가리의 남획으로 인한 자원의 고갈, 폐어망 등 해양오염에 따른 서식환경 변화에 의해 감소하다가 수년전 고갈되었다.최근 정부와 지자체의 각별한 노력으로 명태 양식에 성공한 것은 휴전선 이남 동해바다에 고갈된 명태를 부활시킨 의미 이상의 쾌거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명태의 치어를 방류하는 것에 대하여 회귀성이 보장되지 않아 북한,러시아,일본에 좋은 일을 해 주는게 아닌가 하고 염려하는 측면이 있다.그러나 어류는 최초 생식지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이 있으므로 모천 회귀와 같은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겠지만 한국 동해지역에 상당기간 서식하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유사 어종인 대구가 경남 거제도 일원에서 방류하고 잡히는 것을 비추어 보면 기대해 볼만 하다.

양식에 소요되는 비용대비 성과에 대한 경제성도 논쟁이 된다.국내산 명태가 증가되면 수입대체효과가 바로 나타난다.한국은 러시아,일본 등과 명태 조업쿼타 할당과 수입가격 협상시 유리하게 된다.명태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습성을 잘 알고 있는 이들 국가는 매번 협상시 조건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려는 것이 분명한데 이를 제어할 수 있다.

한국의 남·서해안에는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과 노력으로 수많은 바다 목장이 조성되어 있다.입지조건이 상이하여 단순 비교하기 곤란하지만 동해안은 바다 전체가 양식장이 될 수 있으므로 남북한이 소비하기에 충분한 명태를 키운다는 장기적이고 여유 있는 정책의 가능성을 주장해 본다.

중국의 어선이 동해까지 출항하여 어족자원의 씨가 마른다고 걱정하고 있다.한국이 명태의 치어 방류를 관련된 국가들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세부 현황을 입증받으면 러시아와 일본과의 명태 조업 쿼타량을 증가시킬 수 있고 중국배의 진입을 통제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금번 정부의 인사시 국립수산과학원장으로 명태 양식을 성공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분이 해양수산부 차관으로 임명되어 동해바다에 명태가 넘치는 날이 빨리 올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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