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주간에 즈음하여
비단 이 같은 시대상황과 맞물린 여성의 삶은 우리 집안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강원도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여성들의 삶이 펼쳐져 있다.그러나 이 분들의 생활이나 삶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태백지역 여성광부의 선탄부 이야기,아직도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강원도 해녀의 이야기,무명으로 사라지고 있는 독립운동에 헌신한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남아있다.이러한 역사들이 점점 잊혀지고 있는 것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일구어 나가는데 있어 크나큰 손실이다.기록되지 않은 여성의 삶은 기억되기보다 쉽게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역사가 남성들의 관점으로 기술되는 히스토리(History)뿐만 아니라 여성의 삶이 여성의 목소리로 드러낼 수 있는 허스토리(Herstory)로 남겨지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보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얼마 전 시노즈카 다카시 미국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의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망언은 또다시 우리를 분노케 한다.이번이 처음이 아니듯 이러한 망언은 계속 되풀이 될 것이다.문헌기록으로 증명할 수 없는 일본의 강제동원과 성폭력은 피해자들의 구술증언으로 드러날 수 있었다.이제 위안부 역사를 증언한 할머니들은 겨우 서른여덟분만이 생존해 있다.이미 고령이 된 생존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나면 현실이 더욱 왜곡되고 조작되어 역사 속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
올해 22회를 맞은 양성평등주간(7월 1∼7일)에는 강원도 범여성계가 똘똘 뭉쳐 다양한 행사들을 펼칠 계획이다.특히 오는 7일 강원도청에서 열리는 ‘강원여성 생활사 포럼’은 근·현대 강원도 여성의 삶을 조명하고 논의하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이번 ‘강원여성생활사 포럼’을 시작으로 강원 여성의 삶이 복원되고 기록되어지는 일에 관심과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