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ICBM은 한반도 정세를 뒤집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을까.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8000km가 넘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김정은의 존재감 또한 그의 덩치만큼이나 커졌다.일각에서는 그가 미국과 ‘맞짱을 뜨려 할것’이라는 분석을 내 놓는다.북한이 미국에 대한 ‘핵 공격 위협’을 가하면서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주장이다.과연 그럴 수 있을까?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한반도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고, 이런 전략은 성공(?)한 듯 보인다. ICBM 화성-14형 시험발사 뒤 그는 “미국놈들이 우리에게서 받은 ‘선물 보따리’를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다”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 로켓을 협상탁자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이를 뒤집어보면 “우리는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공격할 수단을 갖췄다.그 어떤 압박과 굴종도 강요하지 말라.대등하게 협상해보자”는 해석이 가능하다.강력한 협상요구임 셈이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벌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 사람(김정은)은 할 일이 그렇게도 없나?”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힘에 의한 평화’를 주창한 트럼프지만 ‘ICBM-전략폭격기-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구성된 미국의 핵 삼중 체계에도 분명 한계가 있다.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 김정은을 무엇으로 막을 수 있을까.‘최대의 압박과 관여(협상)’ 가운데 압박 전술만 사용하게 되면 그 끝은 명약관화다.한반도의 파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대륙에서 대륙으로 넘나드는 사거리 5500㎞ 이상의 미사일을 일컫는다.핵 탄두를 장착하면 그 자체로 가공할 핵무기가 된다.냉전시대 종료와 함께 수량이 줄었지만 미국과 러시아,중국,인도,이스라엘 등 5개국이 보유하며 힘의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다.북한은 이번 발사 성공으로 사실상 6번 째 ICBM 보유국이 될 전망.주목할 점은 북한이 핵과 ICBM을 자신의 생존과 직결시킨다는 점.결국,북한이 생각을 바꾸지 않고서는 현재 상황을 돌파하기 어렵다.대북 압박전략도 번번이 실패한 상황.그렇다면 남은 카드가 별로 많지 않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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