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노동시간이 많은 나라에 속한다.2015년 기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 국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1766시간이다.우리나라는 2113시간으로 평균보다 20%를 더 일한다.연간 노동시간이 2000시간을 넘는 나라는 멕시코와 그리스 정도라고 한다.물론 각 나라마다 경제사정이 다르고 노동환경이 차이가 날 것이다.그러나 상대적으로 노동시간이 많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런 노동시간은 지난 개발 연대의 고속성장을 가능하게 한 배경이기도 하다.전쟁의 폐허 위에서 절대 빈곤을 면하는 것이 급선무였던 시대적 환경이 있었던 것이다.노동력의 집약적인 동원이 짧은 기간에 폭발적인 성과를 거두고 국가적 목표를 실현하는 데는 주효한 것 같다.그러나 이런 국가의 총량 성장과 양적 발전이 국민 개개인의 삶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지를 살피는 데는 소홀했던 것이다.

과연 이런 방식의 발전이 얼마나 지속가능할 것인가 에도 회의가 일기 시작한다.당면한 국가적 목표와 외형적 성과를 내는데 노동력이 과도하게 쓰여 졌다는 반성이 나온다.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감은 여러 관련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문다는 사실이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남들이 부러워하는데 스스로 행복하지 않은 모순을 푸는 것이 당면한 과제다.

지난해 스웨덴의 리서치 전문업체 ‘유니버섬’이 전 세계 57개국의 직장인 20만 명을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49위에 랭크된 것으로 나타났다.덴마크 노르웨이 코스타리카 스웨덴 오스트리아가 상위권에 올랐다.우리나라는 가나(57위) 쿠웨이트(56위) 인도(55위) 등과 더불어 최하위 권에 속했는데,아시아 지역의 중국(27위) 필리핀(34위) 태국(40위) 베트남(41위)보다도 낮았다.

노동시간과 생산성,삶의 질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정부도 노동시간 단축 노력을 하고 있으나 큰 성과는 없다고 한다.노동과 휴식은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라 상호보완의 관계라는 인식의 확산이 중요하다.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공직 사회와 민간 기업이 휴가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노동과 여가,일과 삶이 균형을 찾아가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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