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올림픽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2. 문화올림픽에 소외된 강원 문화예술인
강원 예술단체 공연 소외감
도내 축제 활용 대신 외부수혈
올림픽 ‘들러리’ 그칠 우려도

2018평창올림픽 개막을 200여일 앞두고 도내 문화예술인들의 소외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도는 평창올림픽를 통해 독특한 지역문화를 세계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미에서 ‘문화올림픽’을 핵심사업으로 설정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기회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올림픽 기간 전시분야는 국제비엔날레 이외에 도내 예술인들의 진입은 엄두도 못낼 상황이어서 문화올림픽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도내 대표적인 A공공예술단체는 지난 2월부터 올림픽 기간 메인공연장인 강릉아트센터 대공연장 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강원도로 부터 뚜렷한 입장을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올림픽 기간 강릉올림픽아트센터에는 국·공립 공연단을 포함해 외국 유명 아티스트의 콘서트 등으로 대부분의 일정이 잡혀있어 도내 예술단체가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A단체 관계자는 “4년을 문화올림픽만 보고 달려왔는데 올림픽 대표 공연장에서 하루 공연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며 “강원도의 특색을 살린 공연을 위해 애써왔는데 규모나 수준 차이를 이유로 국·공립 예술단체나 외국 행사에 비해 도내 단체에 허용된 기간은 굉장히 협소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도내 B시립예술단체 관계자는 “도내에서 열리는 문화올림픽임에도 언제 어떻게 공연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르고 선택받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평창 문화올림픽이 남의 나라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다른 축제담당자는 “도내 우수축제를 올림픽 기간 외국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음에도 외부수혈만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현장상황과 겨울이라는 특수성을 잘 알고 있는 도내 예술기획자들의 참여가 배제되고 있어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불만이 폭주하면서 대다수 지역예술단체는 올림픽 참여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지역 예술공연 참여기회가 자칫 ‘들러리’에 그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도내 문화계 한 관계자는 “평창 문화올림픽의 근간은 강원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속해서 남을 수 있게 하는데 목표를 둬야 할 것”이라며 “도립·시립 예술단체도 소외당하는 상황에서 도내 민간 예술인들은 문화올림픽에 더욱 철저히 배제돼 있다.특징 없는 유명인의 콘서트나 행사 수준의 콘텐츠로만 올림픽이 채워진다면 문화올림픽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지역예술인들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평창과 강릉에 특설무대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올림픽 기간 전후로 1시군 1문화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현·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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