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춘   전 공무원
▲ 최종춘
전 공무원
옛날이나 지금이나 여성이 임신을 하면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태교(胎敎)를 시작하니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교육을 받게 된다.그리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들어가 누리과정을 거치면서 가까운 곳의 음악,미술학원 등 학원차량으로 이동하여 저녁때까지 지치도록 돌아다닌다.명분은 스펙(Spec.)을 쌓는다고 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돌 볼 수 없으니 이곳저곳 학원으로 보내는 것이다.이러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글을 깨치면서 초등학교 2,3학년부터 선다형(選多型)의 시험문제지를 받아 여러 개의 ‘보기’중에서 맞는 답을 골라야 한다.그러니 국어, 사회, 수학, 과학등 그 내용을 알기도 전에 본격적으로 고르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옛날의 서당(書堂)에서는 맹자천독(孟子千讀 ; 孟子를 천번 읽음)의 교육을 하였고 과거시험은 과제(科題)에 대하여 주관식으로 써서 제출했으니 문물이 다양하게 변한 오늘날의 시험제도가 과거와 같을 수 없음은 이해하지만 학문의 수학(修學)정도를 수많은 ‘보기’중에서 정답을 고르는 시험제도로 가늠하고 이 제도로 상아탑(象牙塔)이라 하는 대학생까지 선발하고 있는 오늘날의 시험제도는 신중한 발전적 재고(再考)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5월하순 정부는 내년도부터 누리과정에 소요되는 예산(약2조원)을 전액 국고로 부담하겠다고 하여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간의 불편한 관계가 해소되었다.국비부담을 거부한 지난 정부도 문제가 있겠지만 지방교육청의 예산부족이나 누리과정 대상자중 일부(어린이집)대상의 관리주체(복지부소관)가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교육의 주체인 어린이들이 누리과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지경에 이를 뻔한 부끄러운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물론 타당한 근거가 있겠지만 누리과정예산을 국가에서 책임진다고 하니 예산이 없다던 교육청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무상급식’계획을 발표하니 누가 보아도 누리예산을 거부한 이유가 당당하지 못했다고 본다.

강원도의 교육여건은 계속 악화되어 가고 있어 학생들의 성적이나 체력이 많이 뒤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간간히 흘러나오고 시골의 인구가 줄어 폐교되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강원교육의 현실인데 교육을 책임지고 주관하는 부서는 ‘행복(幸福)’만 강조하는 모습이어서 어딘가 현실과 괴리되는 모습이 보여 씁쓸하다.이제 더 앞서 나가는 마음을 가진 대통령이 취임하고 그 코드에 맞는 교육부장관도 새로 임명되었으니 교육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개선되기를 바란다.그러나 분명한 점은 특정세력의 이익이 너무 강조되어 100년사업이라는 교육의 본질이 훼손된다면 정권이 바뀌는 다음에는 또다시 교육제도를 바꿔야 하는 악순환을 맞을 것이다.만약 그렇게 된다면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것이 분명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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