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보도에 조윤선 전 장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판에서 남편 박성엽변호사가 최후변론을 하면서 눈물을 보였다는 기사가 있었다.그는 변론에서 배우자는 운명과 같은 존재라고 그래서 지켜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고 말했다.변론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옥살이 아내를 두고봐야만 하는 남편의 비애감을 공감한다.어려울때일 수록 절절해지는 존재가 부부이니 당연한 슬픔이다.

힐러리의 선거 슬로건 중에는 ‘하나 사면 하나 덤(buy one, get one free)!’이 있었다.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남편 클린턴의 대통령 경험이 공짜로 주어진다는 말을 강조한 슬로건이다.여느 부부도 그렇지만 특히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배우자가 큰 힘이다.정치인의 배우자는 누구도 할 수 없는 고언을 할 수 있고 또 듣는 사람은 의심의 여지없이 자신을 위한 충언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 역할이 막중해도 그렇게 막중할 수가 없다.어쩌면 박 전대통령도 배우자가 곁에 있었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형편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사람들은 영부인에게 아름다움이라는 여성적 매력부터 전문가 능력까지 다양하게 원하지만 이상적인 메뉴얼은 없다.곰곰 생각해보면 영부인 역할에 대한 가이드로는 부시 대통령 부인 로라부시의 말이 정답일 수 있다.그녀는 ‘사람들에게는 전형적인 역할타입이 있다.자신은 과거 선생님이었기에 그 자질에 맞는 역할이 최선이다’라고 말했다.너무 잘할려고 오버하지도 말고 그저 제일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진심으로 실천하면 된다는 말로 이해된다.

전 미 국무장관 콜린 파월은 ‘리더십은 사람에 관한 것이기에 모든 일은 사람 중심이 되어야한다’고 말한다.미국방문시 전직 미대사 부인이 옷이 예쁘다하자 영부인 김정숙여사가 입었던 옷을 벗어 건냈다.타인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평소에 훈련되어 있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행동이다.사람들을 향한 배려심 또는 베풀려는 마음에 탁월한 역량이 있음을 감지하면서 희망을 갖는다.그동안 거절당했던 통상적으로 여성의 장점인 부드러움 공감 그리고 좋은 인간관계로 표현되는 인간미 충만한 따뜻한 감성이 잘 실천될 것 같은 희망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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