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올림픽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3. 소리만 요란한 올림픽 레거시 창출
500억 규모 16개 특별과제 선정
도, 3대 문화예술행사 기획 돌입
130억 투입 불구 존폐 여부 논란

역대 올림픽 개최지는 제각기 독특한 문화유산과 프로그램을 후대에 남겼다.1988서울올림픽의 올림픽조각공원,1992나가노올림픽의 1학교 1국가결연프로그램,2012런던올림픽의 장애인문화예술축제가 대표적이다.2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8평창동계올림픽 역시 문화올림픽의 의미와 상징성을 남길 수 있는 조형물이나 공연,전시프로그램 등의 문화유산(레거시) 창출을 구상하고 있지만 ‘장기전략 부재’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강원도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5년 10월 문화올림픽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총 500억원 규모의 16개 특별과제를 선정했다.도는 평창올림픽 유치 전후로 강원국제비엔날레(전 평창비엔날레),평창겨울음악제,도립극단 공연 등 국제규모의 3대 문화예술행사를 기획하고 문화올림픽 준비에 들어갔다.이들 3개 사업에만 지난 2013년 이후 모두 130억원 규모의 예산(표참조)이 투입됐다.하지만 강원도의 이 같은 계획과는 달리 이달 현재까지 이들 3대행사는 구체적인 장기비전은 커녕 올림픽 이후 존폐논란까지 거론되고 있다.

강원국제비엔날레는 지난 2013년 평창대관령음악제와 함께 국제규모의 전시행사로 출범했지만 도조례상 내년말까지 한시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어 상주직원들의 불안감이 여전하다.실제 올림픽 기간 공식 전시행사를 불과 1년 앞둔 지난 4월 기존 예술감독이 돌연 사직하자 후임 감독을 서둘러 선임하고 고육지책 속에 비엔날레를 준비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겨울시즌부터 올림픽 특구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평창겨울음악제도 올림픽 이후 예산이 어떻게 확보될지 미지수다.평창겨울음악제 관계자는 “이왕 시간과 비용을 들여 만들어온 행사인데 이대로 없어지기에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지난 2013년말 출범한 도립극단 사정도 비슷하다.지난 4년간 창작공연을 선보이며 강원 문화의 기반을 다져왔지만 일각에서는 올림픽 이후에도 극단을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예산이 보장될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밖에도 도는 지난 3년여간 총 27억원을 투입해 1시군 1문화예술공연을 육성하는 등 문화올림픽 관련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왔지만 이렇다할 올림픽 붐업효과나 레거시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지역예술인들의 여론이다.지역 문화계 한 관계자는 “향후 유지 가능성에 대한 고민 없이 매해 행사 진행에만 급급한 모습이 아쉽다”며 “지역 문화예술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다면 올림픽 이후 이 사업들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지에 대한 비전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 행사의 성과와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 예술인과 전문가 등과 논의해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끝> 박창현·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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