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재철   기상청 차장
▲ 남재철
기상청 차장
‘칠월 더위에 암소 뿔이 빠진다’라는 속담이 있다.칠월 더위가 소의 뿔이 빠질 정도로 덥다고 비유한 것이다.지난해는 그야말로 소의 뿔이 빠질 정도의 더위가 전 세계를 덮쳤다.전 지구 평균기온은 역대 최고로 높았고,우리나라 평균기온도 13.6도로 1973년 이래 1위를 기록하면서 전 지구촌이 가장 열 받은 한해란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폭염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폭염이란 매우 심한 더위를 뜻하는 한자어로 폭서,불볕더위를 뜻한다.폭염은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기상청에서는 특보기준을 마련하여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는 ‘폭염주의보’를,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는 ‘폭염경보’를 발표한다.

올해도 6월17일 강원도 영서내륙지역으로 예년보다 4~5도 높은 최고기온을 기록하면서 폭염특보를 발표했다.이외에도 폭염과 함께 여름철 잠 못이루는 밤을 만드는 기상현상으로 ‘열대야’가 있다.열대야란 야간의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무더운 밤으로 낮에 데워진 뜨거운 공기가 밤에도 지표면 부근에 머물러 발생되는 여름철 대표 현상으로 올해 들어 6월 30일 강릉과 속초에서 첫 열대야가 관측됐다.폭염은 고온현상이 수일에서 수십 일간 지속되면서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가져오는 자연재해다.지난해 일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전국에서 2125명이 발생해 이 중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올해 6월 폭염발생의 과학적 원리를 밝히고,폭염 예보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울산과학기술원에 ‘폭염연구센터’를 신설하였다.또한,국민 생활에 밀접한 여름철 생활기상정보인 자외선지수,식중독지수,불쾌지수를 발표해 독거노인,장애인,영유아,농어촌어르신,다문화 가족 등과 같이 정보 접근이 어려운 국민들과 보호자 돌보미 등에게 지수별 대응요령을 문자로 서비스하고 있다.특히 올해 5월부터 기온,습도,일사량,바람의 영향이 반영된 온열지수를 기반으로 개발된 더위체감지수가 시행되고 있다.더위체감지수는 대상과(일반· 노인·어린이) 환경(농촌·비닐하우스·실외작업장·취약거주환경)에 따라 차별화된 더위 정보를 5단계(관심·주의·경고·위험·매우 위험)로 구분하여 단계별 대응요령과 함께 제공하고 있다.기상청이 발표하는 여름철 각종 기상정보가 국민의 생활 속에서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국민과 접점에 있는 기관과의 정책 및 정보 공유 등 협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기상청은 올해 4월부터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원도 18개 시·군 보건,복지 의사결정권자와 함께 워크숍을 운영했으며 도내 복지서비스관리자 및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더위를 막을 수는 없지만 이로 인한 피해는 예방할 수 있다.기상청은 신속·정확한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제공된 정보의 활용확대를 위한 도내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또한,국민 개개인의 연령과 생활환경에 따른 맞춤형 더위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여 국민 건강 보호와 야외 레저 활동 및 산업경제 활동 등에 도움이 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우리 모두 폭염에 대해 좀 더 알고 대비한다면 여름을 한층 즐겁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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