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국 작가 ‘춘천 사는 이야기’
50여편 글 일대기처럼 서술
‘소설 쓰기 명강의’도 재출간

‘소설이라는 허구의 진실 찾기 놀이에 취해 건성으로 지나쳐버린 현실 속의 나의 참모습은 어떠할 것인가 하는 의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전상국(77·사진) 작가가 산문집 ‘춘천 사는 이야기’(연인M&B)를 펴냈다.이번 산문집에는 여든에 가까운 작가의 삶을 있는 그대로 투영하는 짧은 글 50여 편이 7부로 나뉘어 실렸다.그는 이 책을 생애 마지막 산문집이라고 소개하며 “남은 시간 소설 쓰는 신명에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이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작가의 일대기가 마치 한편의 소설처럼 그려진다.

▲ 춘천 사는 이야기
▲ 춘천 사는 이야기
책은 제목과 같이 작가의 ‘춘천 사는 이야기’로 시작한다.1957년 봄,홍천의 시골 얼뜨기 아이가 춘천에 입성해 문학을 만나고 사랑을 하며 어린 시절 꿈이었던 교사가 되는가 하면 상경했다 귀향해 김유정을 만나고 다시 글을 쓰는 춘천에서의 삶을 사계절과 함께 펼쳐보이며 운을 뗀다.이어 할머니의 각별한 사랑을 받던 맏손자부터 한국 전쟁 속 참혹한 현장에 서 있던 피난민,이웃집 할머니의 손녀를 짝사랑하던 소년,“걔,장래 문학가 될 거라구요”라는 말을 생소하게 듣던 중학생,교직생활이 즐겁던 국어 선생,그리고 글쓰기의 신명에 빠져 산 지 어느새 50년이 넘은 소설가까지.한 세기가 가까운 긴 세월 다양한 모습으로 자리한 대작가의 빼지도 더하지도 않은 진실한 모습이 그 자신의 담담한 서술로 그려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오랜 시간 김유정문학촌과 지역 후배문인 육성을 위해 매진하며 오히려 작가로서 글쓰기의 신명을 잃고 헤매게 된 고뇌를 말하면서도 이제는 그와 분리할 수 없는 선배 문인 김유정에 대한 애정과 존경도 어김없이 드러낸다.스물아홉 짧은 삶을 살며 30여 편의 소설을 탄생시킨 청년작가 김유정.전 작가는 김유정의 고향이자 작품의 무대인 실레마을,못다 이룬 외사랑과 작품에 대한 단상을 적으며 김유정의 혜성 같은 삶을 다시 한 번 짚는다.
▲ 소설 쓰기 명강의
▲ 소설 쓰기 명강의

1940년 홍천에서 태어난 전상국 작가는 춘천고와 경희대 국문과,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동행’이 당선되며 등단했다.소설집 ‘아베의 가족’ ‘우상의 눈물’ ‘바람난 마을’ ‘형벌의 집’과 장편소설 ‘유정의 사랑’ ‘길’ ‘불타는 산’ 등을 펴냈으며 현대문학상,한국문학작가상,대한민국문학상,동인문학상,윤동주문학상,김유정문학상,한국문학상,이상문학상특별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을 석권했다.현재 강원대 명예교수 및 김유정문학촌장,김유정 신인문학상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1992년 초판 발행 후 최고의 소설 작법서로 널리 사랑받은 ‘전상국 교수의 소설 쓰기 명강의’(문학사상)도 최근 재출간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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