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양상에 주목,국가적 수준의 대책 마련해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지난 한 달 동안 가뭄이 이어지다가 곧 폭우가 내렸고, 이후 다시 폭염이 덮쳐 사람의 일상이 흔들릴 정도의 이상 기상 현상에 시달리는 정황이다. 예년의 기온을 훨씬 넘어선 올 초여름의 더운 날씨에 특히 동해안권의 경우 한창 번잡할 한낮 뙤약볕 아래의 해변 파라솔이 한산할 정도다. 더위가 심해 바다 물놀이를 할 수 없을 지경이란 얘기다.

문제는 물놀이 여부가 아니다. 낮 최고 기온 33도 이상의 폭염이 몰아친 강릉에서 풀베기 중 60대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인명 피해 사실은 폭염이 다만 한 계절의 단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적절히 대비하고 마땅히 대처해야 할 기상 폐해 요인 중 하나로 여겨야 함을 보여준다. 더욱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것이 이젠 연례행사처럼 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한반도의 경우 특히 근래에 이르러 여름 폭염이 개인적 대응은 물론 공공이 전면에 나서서 막아내야 할 중대사로 등장했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폭염이라는 기상 폐해에 적절히 그리고 온당히 대응해 오고 있느냐 하는 물음을 묻게 되지 아니한가. 일례로 엊그제 속초 한 여자중학교에서 에어컨을 교체하는 바람에 여학생들이 그야말로 찜통더위에서 수업을 받아야 했다. 이는 명백한 수업권 방해라 할 것이다.

앞으로 치밀히 그리고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 지구적으로 그렇거니와 한반도의 경우 폭염이 더욱 기승을 부려 2014년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한반도 폭염재앙 시나리오'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연간 30 일 이상 폭염이 발생해 한 해 만 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 곧, 폭염이 '살인적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인명을 헤칠 수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당장 강릉 60대의 사망이 이의 실례라 할 것이다.

2015~2050년 사이 전국 7대 도시에서 65 세 이상 고령자의 조기 사망자 수가 최대 22만여 명에 이를 것이란 논문 발표도 있다. 따라서 개인마다 폭염에 특히 유념해야 하거니와, 속초의 여자중학교처럼 공공이 폭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집단적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마땅히 주목·유념·비고해 둬야 한다. 겨울 강추위와 여름 폭염에 시달리는 강원도민의 삶을 공공이 적극 책임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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