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도 중반을 지나면서 여름도 한껏 무르익어 간다.오랜 봄 가뭄의 뒤끝에 장마전선이 오락가락하면서 많은 비가 내렸다.이렇게 엎치락뒤치락 하는 사이 무더위도 절정을 향해간다.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오르내리고 이렇게 데워진 열기는 밤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이어진다.지난 13일 초복(初伏)이 지나면서 삼복더위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다.

덥다 덥다하면 더 더운 법이고 날씨를 탓해봐야 쓸 데 없는 일이다.하루는 개고 하루는 흐려서 일음일양(一陰一陽)하는 게 자연의 본모습이다.더위를 가장 뜨겁게 느끼는 순간은 이미 그 기세가 꺾이는 때라고 한다.삼복더위의 고갯길이 높아만 보이지만 지난달 21일 하지(夏至)를 기점으로 음양의 기운이 교차한다.여름의 뜨거운 불(火)기운과 가을의 찬 쇠(金)기운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시작됐다 한다.

더위가 아무리 맹렬하다고 해도 이미 퇴각하는 기운이라고 생각하면 견딜 만 할 것이다.지지고 볶아대는 이 삼복엔 휴지(休止)의 시간을 갖는 것도 삶의 지혜다.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8.4%가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휴가를 떠나는 시기는 7월의 마지막 주(16.4%)와 8월 첫째 주(26.1%)가 전체의 40% 가량을 차지했다고 한다.

휴가지로는 국내여행(82.4%)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해외여행은 17.6%에 그쳤다.저마다 형편과 목적에 따라 휴가를 정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여행수지를 감안하면 반가운 현상이다.최근 한국과 중국 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 중국관광객이 급감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한다.그 가운데 강원도는 많은 국민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여름휴가지로 꼽힌다.

올해도 강원도는 응답자의 28.5%가 가장 인기 있는 휴가지로 꼽아 광역자치단체 중 1위에 올랐다.강원도의 청정한 바다와 깨끗한 산간계곡이 그만큼 각광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지난달에는 서울에서 양양을 잇는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길도 좋아졌다.그러나 최고의 서비스는 바로 넉넉한 인심과 안전이다.올해도 변함없이 강원도를 찾는다면 지친 심신을 달래고 경제도 살리는 최고의 여름이 될 것이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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