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이 주요 화두이다.잊을만 하면 반복되어 일어나는 일 중 하나인 것을 보면 지금도 도처에서 이런 일이 자행되고 있음이 짐작된다.다산은 평소 노즉수(怒則囚)를 좌우명 삼았다.노즉수란 화가 치밀어도 ‘화를 억제하여 마음 속에 가둬둔다’는 뜻이다.루스벨트 대통령은 커다란 몽둥이를 가지고 있을수록 부드럽게 말해야한다고 주장한다.리더가 노즉수를 실천하지 못하고 아무데서나 커다란 몽둥이라는 권력을 분별없이 휘둘러 생긴일,즉 갑질은 가진 자들의 안하무인격 오만함의 산물이다.

미국 앨리 혹실드 교수는‘감정노동’을 개념화했다.업무상 자신의 실제 감정을 컨트롤해야 하는 노동유형을 말한다.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전형적인 감정노동자인데 큰 개념으로 말하자면 사람과의 관계로 엉켜있는 모든 근로자들 역시 감정노동자이다.감정노동의 가장 큰 폐해는 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인데 이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경우 결코 정상으로 회복 안될 수도 있다.갑질의 심각성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작년 부장검사의 상습적 폭언에 자살한 김홍영 검사가 이 경우이다.

최근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운전기사에게 욕설을 퍼 부은 녹취가 공개되었고 갑질이라는 비난이 커지자 이 회장은 곧 사과 했다.운전기사들을 분노받이로 갑질하는 재벌은 이회장이 처음이 아니다.지근거리에서 늘 자기를 떠 받드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확실한 약자라는 생각을 들게해 비인격적인 만행을 서슴지 않은 것 같은데 이는 리더 자격을 상실한 행위이다.자기 기업근로자들의 인권을 지켜줘야하는 것은 리더의 기본 책무인 까닭이다.

조선시대 학자 허목은 ‘제 힘만 믿고 날뛰는 사람은 제 명에 죽지 못한다.이기기만 하는 사람은 반드시 적수를 만난다’고 말한다,이 회장 운전기사의 작정한 고발이 적수로서 효과있으려면 갑질 당사자가 반성의 필요성을 절감해야하고 다른 리더들은 그를 반면교사 삼아야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다행인 것은 그제 보건복지부가 소속 근로자에 대한 폭언및 비윤리적행위를 하는 제약회사의 경우 정부지원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갑질에 대하여 국가적 규제가 발휘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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