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2시간만에 옷 땀에 범벅
“더위보다 인력 부족 더 힘들어”
도교육청 “추경예산 반영할것”

▲ 냉방시설, 노동력 부족 등 급식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이 시급한 가운데 18일 춘천의 한 초교 조리실에서 조리종사원들이 학생들의 식사 준비를 위해 100도가 넘는 솥 앞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사효진
▲ 냉방시설, 노동력 부족 등 급식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이 시급한 가운데 18일 춘천의 한 초교 조리실에서 조리종사원들이 학생들의 식사 준비를 위해 100도가 넘는 솥 앞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사효진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강원도내 일선학교 급식노동자들이 ‘찜통 조리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18일 오전 춘천의 한 초교 조리실.조리사 5명이 450여 명에 달하는 학생·교직원의 점심식사를 준비하느라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다.에어컨 1대와 대형 선풍기 1대가 가동되고 있지만 조리실 규모에 비해 냉방시설이 턱없이 부족,이곳의 온도는 33도를 기록했다.음식 조리를 위해 불 앞에 서면 체감온도는 50도까지 치솟아 출근한지 2시간 만에 조리사들의 옷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일부 조리사들은 더위를 피해 부분 냉방기 앞에서 식재료를 다듬을 정도다.반장 A(54·여)씨는 “재료 검수를 위해 오전 7시30분에 출근하면 5명이 배식이 끝나는 오후 2시까지 화장실 갈 틈도 없이 일해야 한다”며 “여름철은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식중독 우려까지 고민해야 해 업무강도가 특히 높다”고 말했다.

무더위 보다 더 힘든 것은 부족한 노동력이다.급식 노동자들은 5명이 450여 명의 식사를 준비하고 급식실을 관리하다 보면 안전 매뉴얼을 지킬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지침에는 5㎏이상 물건은 두 명이 운반하도록 돼 있지만 업무에 쫓길 때면 20㎏에 달하는 밥솥도,10㎏가 넘는 젓가락통도 한 사람이 들어 옮겨야 한다.손목에 자주 발생하는 터널증후군,어깨 통증은 이들에겐 병도 아니다.A씨는 “어제도 병원에 갔더니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하더라”라며 “최근 이언주 의원이 막말을 했는데 하루라도 직접 와서 일해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라고 고충을 호소했다.

급식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가 계속되자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는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폭염대비 안전 매뉴얼 수립과 노동환경 개선을 도교육청에 촉구했다.도교육청은 “조리실 폭염 대비 매뉴얼이 없는 만큼 125개교 조리실의 냉난방기 교체를 위한 사업비를 올 하반기 추경예산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현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