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은섭   가톨릭관동대 교수
▲ 심은섭
가톨릭관동대 교수
빌 게이츠는 향후 20년 내에 로봇 및 자동화로 수많은 직종들이 소멸된다고 전망했다.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도 2030년까지 20억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았다.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도 미국의 일자리 중 47% 가량이 20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의 IT분야의 리서치 및 자문회사인 가트너(Gartner,Inc.)도 2025년이면 전체 직업 중에서 33%가 로봇으로 대체되며,일본의 ‘로봇의 시대’를 쓴 과학기술분야의 저술가 도지마 와코는 인간의 감정까지 모방하는 로봇의 탄생을 예고했으나 현실화되고 있다.식당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 로봇이나 외로운 노인들을 위한 말벗이 돼주는 고양이 로봇을 비롯하여,애완용 로봇의 개발이 비약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그들의 말에 따르자면 의사,변호사,회계사,변리사,택배,우체부,요금소 직원,제품소개서 작성자,소매상,부동산중개인,상업용 비행기조종사,법무사,텔레마케터,펀드매니저,자동차 제조,약사,세무회계사,신문기자(현장 취재기자 제외),번역가,버

스,택시 드라이버,자동차 보험회사,물류운송업종,공항항공시스템,비행기파일럿 등은 향후 20년 후에 사라질 직종이다.

택배업무는 이미 무인기로 대체(테스트 중) 중이며,고속도로 하이패스나 자동세차장,관공서 민원업무,은행 금융업무도 로봇으로 대체된 상태다. 따라서 로봇과 인간이 직업을 둘러싼 ‘심판의 날’의 시대가 곧 올 것이라는 예측을 낳게 한다.미국의 육군도 로봇으로 ‘더 작고 더 치명적이고,배치 가능하면서 민첩한 군대(a smaller,more lethal,deployable and agile force)’를 육성하고 있다.인간 지성의 최후 보루로 여겨왔던 글쓰기나 투자분석,그리고 의사결정의 영역까지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두바이 경찰은 세계 최초로 로보캅을 도입했다.그들은 2030

년까지 경찰관의 25%를 로보캅화를 추진 중이다.이러한 세계의 흐름에 로봇 권위자인 영국 브리스틀대학 앨런 윈필드 교수는 “일자리 뺏는 로봇 자동화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는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그것은 로봇이 할 수 없는 직업을 개발하는 일이다.인터넷 사회학자 하워드 레인골드는 “로봇이 인간을 위해 남겨둘 일자리는 사고와 지식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의 현장은 여전히 학생들에게 기존의 지식을 전파하고 암기(수동적으로)시키는 산업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만드는데 그치고 있다.즉,로봇이나 컴퓨터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우리들은 매달리며 인력을 대량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의 교육현장은 어떨까?독일의 경우는 “위키피디아(wikipedia)에 나오는 것들을 가르칠 필요는 없다.창의력과 기계(로봇)가 못하는 일들을 가르쳐야 한다”며 교육시스템을 개편하는 중이다.영국 또한 “창의력과 알고리즘(algorism)이 다음세대의 직업의 필수요소일 것”이라며,초등학생부터 코딩(coding)수업과 아이들도 접근하기 쉬운 알고리즘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 학자들이나 경영자들은 “현재 교육시스템은 100년 전에 필요했던 시스템”이라고 주장한다.이 시점에서 필요한 교육은 어떤 것인가? 인간의 유희를 담당하는 엔터테인먼트,공연기획사,스포츠,가수,배우,시인,소설가,작곡가,콘텐츠 예술가,스토리(문학),놀이(게임),영화,드라마에 관련된 직업교육이다.또 디자이너,화가,조각가,모델 등과 같이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교육,디자인,요리사처럼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직업교육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금은 로봇이 할 수 없는 교육을 하고,그런 직업을 선택하는 일이 필요하다.향후 우리의 교육은 감성이나 사회성,창의성,오감자극 등 로봇이나 알고리즘이 자동화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역량들을 강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재설계돼야 한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중론이다.

◆약력

-가톨릭관동대 교수
-강릉문인협회장
-한국경영문화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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