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취임 6개월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면초가의 신세다.대선 과정에서부터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킨 그가 취임 이후에도 그런 기조가 달라지지 않았다.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화제를 뿌리고 다닌다.취임 반년을 맞아 실시한 미국의 주요 신문방송 여론조사에서 그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6%에 불과했다.반면 불신율은 58%로 그 두 배에 달했다.

집권 초반의 이 같은 지지율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악이라고 한다.권력 탄생과정의 불안정성이 집권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진다.그를 둘러싼 의혹과 파장이 오히려 증폭돼 가는 양상을 띤다.그의 돌발적이고 거침없는 행보가 기존의 상식이나 관행,질서와 충돌하면서 끊임없이 파열음을 만들어낸다.이러는 사이 국제사회에서의 지도력이 흔들리고 취임과 동시에 탄핵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는 주변의 평판에 아랑곳 않고 마이웨이를 고수한다.지난 15일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대통령리더십 프로그램 수료식에서 전직 대통령들이 뼈 있는 한 마디씩을 했다.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고,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거만한 사람은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흐른다는 것을 모른다”라고 트럼프의 독주를 빗댔다.

의혹을 더해가는 러시아스캔들과 자국우선주의는 나라 안팎으로부터 외면을 당한다.그의 폐쇄적인 정책과 독특한 성향이 외톨이로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부시와 클린턴 두 전직들도 결국 트럼프의 이런 질주를 우려하고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두 전직 대통령은 국가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의 자질로 ‘겸손(humility)’를 꼽았다고 하는데 트럼프가 이런 자질이 결여됐음을 지적하고 있다.

두 전직이 트럼프에게 한 말은 기실 공자의 말이다.그에게 자로(子路)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성미가 거칠고 물러설 줄 몰랐다.굳이 말하자면 트럼프의 기질에 가깝다.공자가 그에게 안다는 것을 가르치는데,“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것이 아는 것이다.(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라고 한다.결국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한 분별이 없는 데서 위기가 비롯되는 것 같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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