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선언 노태우 정권 출범
국정농단 사건 대통령 탄핵
북 미얀마 테러·KAL기 폭파
핵실험 국제사회 대북 압박
북 평창 참가 세계 이목 집중

30년 간격으로 열리게 된 1988서울올림픽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둘러싼 국내외 정세가 닮은꼴로 진행,‘평행이론’을 연상시키고 있어 눈길을 끈다.평창올림픽 준비를 앞두고 대한민국을 둘러싼 남북관계 변수와 국내외 상황이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하게 바뀌거나 흘러가고 있다.이는 30년전 서울 상황과 거의 유사,서울이 평창의 거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1988년 9월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161개국 1만3600여명이 참가,‘세계는 서울로,서울은 세계로’라는 슬로건을 실현했다.앞으로 꼭 200일 후인 2018년 2월. 강원도 평창도 ‘하나된 열정(Passion.Connected)’ 속에 ‘새로운 지평(New Horizon)’을 열 수 있을까.


>>> 6월항쟁과 촛불집회

88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전두환 정권에서 불타오르기 시작한 민주화 운동은 1987년 6월항쟁을 계기로 전국적 정권퇴진 운동으로 확대됐다.

결국 올림픽 개최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혼란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다.6월항쟁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관철시킨 6·29 선언으로 이어졌고 노태우 대통령 체제가 출범했다.

안정화된 정치체제 속에 국민들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에너지를 결집,최대 규모 대회개최에 성공했다.

평창 대회준비도 이와 같은 국내정치 상황속에 진행돼왔다.2016년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국민들의 분노는 곧장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지난 해 11월 초부터 대형화된 촛불집회는 갈수록 확대,1987년 상황에 빗대어 ‘촛불항쟁’으로 불릴 정도로 번졌고 결국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이후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일명 ‘태극기 부대’들의 맞불시위까지 벌어지면서 혼란이 번졌으나 박 전 대통령은 결국 헌법재판소에서 첫 탄핵 대통령의 오명을 쓰고 물러났다.

조기대선이라는 사상 초유의 정치상황 속에 2018평창동계올림픽도 다시 주목받았다.대선 후보들은 평창올림픽에 대해 “국정농단 속에 상처받은 국민들의 자존심과 상처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대선 결과는 10년만의 정권교체로 귀결됐다.새로 꾸려진 문재인 정부 출범에서는 올림픽의 단순 성공개최를 넘어 ‘평화올림픽’ 달성을 위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 북한 도발과 국제사회 긴장

88서울올림픽은 지구촌이 양갈래로 완전히 나뉘어진 엄중한 냉전체제 속에 치러졌다.마지막 북한발 도발과 테러도 계속 이어졌다.서울이 1981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이후 북한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 테러(1983년)와 부산 다대포항에서의 무장간첩 침투(같은 해)와 같은 사건을 일으켰다.1986년 아시안게임을 일주일 남겨뒀을 때는 김포공항 폭탄테러를 자행했고,심지어 88올림픽을 1년 남겨뒀던 1987년에는 대한항공 보잉 707여객기가 공중폭발해 승객 115명 등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치러야 하는 대한민국 정부는 섣부른 군사적 행동을 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이끌어냈다.결과는 역대 최다인 161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동서가 화합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스포츠이벤트로 성공시켰다.

1980년 러시아 모스크바 올림픽에는 미국 등 서구권 국가들이 1984년 미국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에는 구소련을 포함한 동구권 국가들이 각 대회를 보이콧하면서 냉전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과 정반대였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도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특히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에 전세계가 주목하면서 UN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한층 강화,긴장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사드배치 논란 등에 따른 동북아의 긴장,미국 트럼프 대통령 등 각국의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면서 급변할 수 있는 국내외 상황,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무차별 테러,중동과 아프리카 내전에 따른 난민문제 등이 복잡하게 이어지고 있다.2016년 리우올림픽에 사상 첫 난민팀이 출전,주목받았지만 평창은 이보다 훨씬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준비를 하고있다.

>>> 평행이론 깨질까

앞으로 남은 최고 관심사는 북한의 대회참여를 통해 서울과 평창의 평행이론이 깨질 것인가에 있다.북한은 소련 등 동구권 국가들의 참여가 이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서울올림픽에 끝내 참가하지 않았었다.하지만 평창은 새정부의 평화올림픽 개최 기조 속에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의 논의되고 있어 최종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려 있다.북한선수단 참여를 전제한 남북단일팀 구성과 남북선수 동시입장 등 직접적 참여,성화봉송로나 공동응원단 구성 등 간접참여 등 수위는 각기 다르지만 다양한 방안이 나오고 있다.문재인 대통령과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최근 회동에서 북한의 단독참여 지원에 협력하기로 했다.

반대로 평행이론을 이어가야 할 분야도 있다.

서울올림픽 개최 이듬해 동구권이 몰락,동서냉전의 종식을 알리는 상징적 이벤트로 평가받았다. 평창 역시 대회 개최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의 물꼬가 트일 경우 통일의 기반을 마련한 역사적인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태동 강원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역대 대회를 통해 올림픽이라는 대형 스포츠이벤트가 국내외 화합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 왔다”며 “서울올림픽이 20세기 냉전을 치유했듯 30년만에 유일한 분단도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이 평화를 전파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단체,민간차원의 공동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여진

>>> 1988서울 - 2018평창 평행이론

  1988 서울 2018 평창
국내 정치  6월 항쟁 등 민주화시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촛불집회 + 탄핵 → 조기대선으로 정권 교체
국외 정세  냉전체제 지속으로 예측불가 미국 트럼프  등 지도자 교체 및 국제테러 빈발
북한 변수 87년 KAL기 폭파 등 안보불안 확산 북한 핵실험 가능성 여전 속 미사일 도발
평화올림픽 동구권·서구권 공동참여로 화합의 올림픽 완성 북한 참여 성사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기대
기대효과  국제사회에 한국 위상 각인 경제성장 도약과 민주화 정착 사회체육 전반적 발전  동·하계올림픽 완성으로 명실상부 선진국 증명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저하된 국민사기 증진 동계스포츠 거점지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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