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길   ‘연봉 1원의 기적’ 저자
▲ 이대길
‘연봉 1원의 기적’ 저자
지난세월에서 부모가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는 것이 최고의 선물이고 벗이며 보약이라고 한다.결코 자랑하기위해 하는 말이 아니라 넉넉하지 못한 지난 삶을 함께 나눔의 차원에서다.필자 나이 19세,부친께서는 세상을 떠났기에 용돈을 드리지 못했다.그러나 열일곱 살 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친께서 평소 좋아하시는 생 문어를 대포포구에서 마련하여 삶아 술상을 차려드린 날을 기억할 뿐이다.

그러나 어머님에게 36년 동안 용돈을 드렸고,장인에게는 32년,장모님에게는 34년,존경했던 교장선생님에게는 31년 용돈을 드렸다.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부모님이시기에 돌아가시는 날까지 아들로서 사위로서 제자로서 용돈을 드린 것이다.사람다운 구실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진다는 덤도 생각한다.누구나 부모를 섬기는 마음이야 여러 갈래로 달라 질수는 있겠지만 그러나 용돈은 당신의 존재감을 생각 할 수 있는 덕목이며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정신적 보약임을 깨달게 해주었다.

처가는 오남매 중 넷째 딸이고 필자는 육남매 중 셋째다.어머님께서 생을 마감하시는 병석에서 평소 간직했던 귀금속과 용돈을 절약하여 저축한 통장,인감도장을 건네주며 “셋째가 준 용돈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하신 말씀을 잊지 못한다.지금의 세상을 한탄하며 물처럼 살라며 장인께서 영적유산인 노제가(老提歌)를 지어 주셨고,장모님 마지막 문병 갔을 때 누가 볼세라 날 오라 손짓하며 속바지주머니에서 낡은 지갑에서 뭔가 꺼내시고 손가락뼈가 뒤틀린 앙상한 손으로 내손을 덥석 잡고 뭔가 쥐어 준 것은 당신이 오랜 세월을 끼고 품고 계셨던 금반지였다.“아범아 이것밖에 줄 것이 없어… 그동안 정말 고마웠네,꼬박 꼬박 준 용돈이…” 힘들게 비치는 미소가 당신은 변변치 못한 용돈이 삶의 큰 보람과 감동으로 여기시고,94세 생의 마감을 준비하시는 듯 가슴을 아리게 했다.“좀 더 따스하게 안아드리고 보듬어 드릴 것을…” 말 할 수 없는 죄송함과 회한의 눈물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스승을 존경하여 드린 용돈이 인연이 되어 한 평생 집 한 채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평생을 살라는 뜻으로 현관 창가를 리모델링에 보일러기름까지 가득 채워주고 비워주신 교장선생님 댁에서 16년 이상을 살았다.사는 동안 필자의 문패는 없었지만 스승님의 문패가 선명하다.이처럼 어머니께서 소중히 간직했던 패물과 예금통장,교육자이신 장인께서 지어주신 “노제가” 글 한편,장모님 체온이 느껴지는 금반지.스승의 혼이 살아있는 주택에서 16년 동안 살았던 세월들이 이를 탐하여 용돈을 드린 것인가 그 동안 남들이 쥐어준 낡은 잣대를 버리고 좀 더 나답게 사는 것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부모는 절대 자식을 포기하지 않는다.그러나 자식은 부모의 경제적 정신적 도움을 잊고 부모가 늙고 병들고 빈곤하면 당신이 죽어야 내가 산다는 현세의 가혹한 의미가 무엇을 말하는가.지난 세월에서 얻은 돈은 뜬구름이요 자기그릇만큼 채워진다.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모 보살 핍을 소홀해서는 안 된다.지금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거침없이 이름을 부르며 반겨주는 어머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코끝이 아릿해지는 까닭에서다.

거짓과 위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상이다,말 잘하는 말쟁이,글 잘 쓰는 글쟁이,지위가 높은 사람,그리고 부와 지식이 제아무리 많아도 인간다운 향기가 없다면 썩어 부서진 나무위로 걷는 것과 같다.가는 세월 너도 가고 나도 간다.부모는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떨어지고 모든 것이 곤궁하다.그래서 누군가의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하다.그 중심에는 자식들이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결코 버리지 않는다.부모는 인륜이 아닌 천륜이기에 존경과 사랑으로 섬겨야 하는 것이 진정한 인성(人性)의 길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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