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장 40주년 기획] 선진 건보제도 대만을 가다 <하> 웰다잉, 호스피스 완화의료
종합병원 16곳 말기환자 병동 갖춰
간호사 1명에 환자 1명 전담 배치
암·치매·만성폐질환 보험료 지원

▲ 대만국립의과대는 전담 의사와 간호사,사회복지사,자원봉사자가 한 팀을 이뤄 호스피스 병동이 아닌 일반 병동에 입원 중인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완화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대만국립의과대는 전담 의사와 간호사,사회복지사,자원봉사자가 한 팀을 이뤄 호스피스 병동이 아닌 일반 병동에 입원 중인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완화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만은 아시아에서 ‘가장 죽기 좋은 나라’다.2015년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연구소(EIU)가 세계 80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죽음의 질(質) 지수’조사에서 아시아 1위(전체 6위)에 올랐다.우리나라에서도 다음달부터 일반병실에서 암 등 말기 질환자를 대상으로 통증 완화,영적 상담 등 임종 돌봄 서비스를 하는 ‘자문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이 시작된다.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기존 병동형과 가정형 호스피스에 한가지 유형을 더 추가해 호스피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존엄한 죽음’에 대한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관 손잡고 호스피스 인프라 구축

대만이 ‘죽음의 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캐나다 선교사가 세운 매케이의과대학병원에 1990년 처음으로 호스피스병동이 생기면서부터다.현재 국립대만대의과대학병원을 비롯한 전국 19개 종합병원 가운데 16곳에 호스피스병동이 마련돼 있다.지난달 29일 찾은 이 병원의 호스피스병상은 말기 환자로 꽉 들어차 있었다.병실마다 산소공급기와 가래제거기,혈압측정기 등이 설치됐다.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간호사 1명이 환자 1명을 전담한다.임종실도 있다.숨을 거두기 직전 환자들은 이곳으로 옮겨와 가족과 이별의 시간을 갖는다.종교에 따라 맞춤형 공간으로 제공된다.이처럼 대만의 대부분 의료기관에는 병동,가정 호스피스와 함께 ‘자문형 호스피스(Share care)’가 정착돼 있다.마오띵 쉔 중앙건강보험서 비서실장은 “대만도 한국처럼 죽음을 금기시하는 문화가 있지만 2000년 ‘자연사법’제정 등 일찍부터 국가 차원의 임종의료 전략을 마련하고 민·관이 지속적으로 교육과 홍보에 뛰어들면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 차이 자오 쉰 대만국립의과대학원 박사가 호스피스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각종 프로그램 사진을 안내하고 있다.
▲ 차이 자오 쉰 대만국립의과대학원 박사가 호스피스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각종 프로그램 사진을 안내하고 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보험료 지원

우리나라 말기암 환자들이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15.0%(2015년 기준)에 그치고 있다.말기암 환자와 가족이 임종에 임박하여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선택하고 있어 충분한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반면 대만의 호스피스 서비스는 모두 국민건강보험으로 지원된다.1996년 가정 호스피스 암 환자에 건강보험이 처음 적용됐고 2000년 병동 호스피스 입원 암 환자,2005년 자문형 호스피스 암 환자로 확대됐다.2009년부터 암 이외에 알츠하이머치매,뇌질환,만성폐질환,만성간경화,만성신부전,심부전 등 8개의 다른 말기 질환도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우리나라에서도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연명의료결정법’에는 암 이외에 에이즈와 만성간경화,만성폐쇄성폐질환 등 3개 질환이 호스피스 대상에 새로 추가된다.차이 자오 쉰 대만국립의과대의학원 박사는 “대만의 말기환자들은 호스피스 완화의료기관 확대와 건강보험적용으로 삶을 품위있게 마무리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 박현철 lawtopia@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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