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채성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장
▲ 이채성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장
문어(文魚)는 ‘글을 아는 생선’이라는 뜻으로 옛날 사람들도 문어가 똑똑하다는 것을 알았다.그래서 관혼상제나 임금님의 수랏상에 올랐고 고을 원님이 행차 시에는 백성들의 빠질 수 없는 진상품으로 그 가치가 높이 평가돼 왔다.또한 문어에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여 중정지질과 콜레스테롤을 억제해주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또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예방에 도움을 주고 혈압조절,두뇌개발과 눈의 망막기능을 정상화해주는 효능이 있다.또한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근육과 피부를 탄력 있고 부드럽게 해준다.

동해안 대문어는 크기가 크지만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인기가 좋다.오래 삶으면 질겨지기 때문에 살짝 데쳐서 문어숙회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이렇게 맛도 풍부하고 건강에도 좋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해안 특산물인 대문어가 어획량의 증가로 자원이 감소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자원관리를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문어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정부는 지난 2012년 수산자원회복 대상어종으로 지정·관리하고 포획금지 체중을 현행 300g 이하에서 400g으로 상향 조정하였지만 대문어가 산란이 가능한 최소 무게는 8~9㎏이므로 대문어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포획금치체중의 현실화가 필요하다.일본의 경우 대문어 포획금지 체중은 3㎏이다.대문어는 11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 암컷과 수컷의 교미가 이뤄지고,3~5월에 산란한 알은 5~6개월 뒤에 부화하며,부화 후 약 3개월은 부유시기를 보내다가 발판이 발달해지면서 부착 생활에 들어간다.대문어는 부화 후 1년까지 약 40g,2년이 되면 1∼2㎏,3년이 되면 10∼15㎏으로 성장한다.

대문어의 성장 및 회유경로를 밝히고 지속적인 자원관리를 위해 2014년부터 3년에 걸쳐 강원해안에 총 602마리를 방류하여 재포획한 결과,방류 해역에서 멀리 이동하지 않고 인근 해역에서 성장하고 있었다.3㎏ 이하의 어린 대문어는 한 달에 약 200g까지 성장하지만,3㎏ 이상의 대문어는 한 달 만에 1㎏ 이상 성장하여 크기가 큰 개체일수록 성장 속도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4월에 대문어 5㎏짜리를 방류하여 11월에 재포획시 12㎏까지 성장해 7개월 동안 7㎏이 성장한 것을 확인했다.

강원도 동해안 6개 시·군에서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포획금지 기간을 한시적으로 설정했다.아주 고무적인 일이다.대문어가 서식하는 경북도를 포함한 동해 전 해역에서도 금어기 설정에 동참이 필요하다.이참에 정부가 주도하여 금어기를 설정해 주길 바라며,이와 함께 어업인의 소득손실 보전이나 설득조치가 필요하다.

현재 대문어는 kg당 3만원 정도에 유통되고 있고,위판액은 최근 900억으로 동해안에서는 살오징어 다음으로 고소득 수산물이다.대문어 산란기를 맞은 어미를 잘 보호한다면 자원회복에 많은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효율적인 자원관리를 통해 어업인의 소득증대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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