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규산   한국은행 강릉본부장
▲ 조규산
한국은행 강릉본부장
탱고는 19세기 아르헨티나에서 생겨난 춤으로 스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탱고는 두 사람이 추는 춤이다.서로 호흡이 안 맞으면 잘 출 수 없다.춤추는 사람 간에 협력이 성공의 필수다.기업도 마찬가지다.갈수록 제품의 편의성이 높아지는 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복잡해지고 있어 개방과 협력을 통한 혁신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경쟁의 시대가 가고 협력의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제로섬인 경쟁의 시대와 달리 협력의 시대에서는 포지티브섬이 가능하다.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기업들은 소스를 공개한다.개방과 협력의 시대에 어떻게 시장의 파이를 키울 것인가?

첫째,기술 측면에서 보자.오픈 소스 방식을 통한 기술의 개방과 협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오픈 소스는 소프트웨어를 공개하여 누구나 활용 가능토록 하는 것인데 현재는 회로도와 같은 하드웨어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기술의 벤치마킹이 용이해지고 역공학(Reverse engineering)이 발달하면서 오픈 소스 방식으로 제작방법을 공개하여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오픈 소스 방식은 외부의 다양한 집단과 협력하여 제품의 기획,개발,상품화 과정에서 집단지성을 활용하여 완성도를 높일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생산자는 신제품 개발에 따른 리스크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둘째,정보 측면이다.과거에는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경쟁력이었다.그러나 이제는 필요한 정보가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다.정보 공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1970년대 실리콘밸리의 홈브루 컴퓨터 클럽의 예에서 찾을 수 있다.이 클럽은 컴퓨터에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실력을 자랑하는 곳으로 애플 등 실리콘밸리의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지식 공유를 통해 상호간에 영감과 아이디어를 주고받은 것이 기술혁신의 계기가 된 것이다.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지식을 공유하고 개방하기보다는 독점적,폐쇄적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특히 경쟁이 치열해져 성과주의를 강조하면서 정보공개를 더욱 꺼리는 면이 있다.경쟁에서 협력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셋째,사업 측면이다.제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판매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하는데 기술이 시장의 표준이 된다면 임계점을 쉽게 넘을 수 있다.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보유 기술을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제품이나 기술을 타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기도 한다.IBM은 미국내 소프트웨어 특허 500개를 공개하여 지식을 공유한 바 있고 포드사도 센서기술 확보를 위해 오픈 소스 방식을 사용중이다.이 방식을 통해 외부 개발자들이 차량용 스마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IBM과 포드의 예와 같이 미래의 사업은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이런 환경에서 기업은 새로운 진입자와 경쟁하면서 기술융합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신뢰성 있는 협력자와 신뢰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

성공적인 협력을 위해서는 상대의 사람,기술,정보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개방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인지하고,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개인의 성장과 함께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이러한 과정에서 기득권,지역색,폐쇄성을 과감하게 제거해야 한다.지방은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경험을 쌓기가 쉽지 않아 시야가 좁을 수 있다.그러한 환경일수록 개방과 협력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듣고,보고,소통해야 한다.개방과 협력의 시대에는 자신과 이질적인 분야와 교류를 확대해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주고받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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