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 극빈층 노인들
연일 폭염 창문도 없어 열기 가득
수입 기초연금뿐 무더위대책 시급

▲ 춘천시 요선동 요선시장 안 쪽방에 사는 노부부가 9㎡ 정도 되는 좁은방에서 주민센터가 마련해준 선풍기에 의존한 채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춘천시 요선동 요선시장 안 쪽방에 사는 노부부가 9㎡ 정도 되는 좁은방에서 주민센터가 마련해준 선풍기에 의존한 채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장마철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극빈층 노인들이 무더위와 생활고에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낮 최고기온 32.6도기록한 27일 오후 춘천시 요선동의 옛 요선시장 안팎은 햇볕으로 쨍쨍한데 시장 안은 불도 하나 없이 어둠으로 가득차 있어 안으로 들어서면 무더운 날씨에 문을 활짝 열어놓은 좁은 방 한칸이 눈에 띈다.희미한 불빛 속에서 만난 신모(86)와 김모(84·여) 부부는 작은 시설물을 개조한 9㎡ 남짓한 방안에서 살고있다.방안에는 창문도 없어 환기가 안돼 습하고 더운 공기가 가득했지만 오래된 선풍기 하나에 의존하고 있었다.방 한쪽에 있는 휴대용 가스버너와 밥통,몇가지 식기 등이 살림살이 전부다.씻을 공간은 따로 없어 방안의 빈 공간을 활용해 씻고 있다.화장실도 없어 시장내 공용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남편인 신 할아버지는 무릎,발목,허리 등 전신 골관절염을 앓고 있어 하루종일 방안에 앉아있다.고혈압,당뇨 등을 앓고 있는 김 할머니는 다리가 괜찮아 노인일자리 사업현장에 나가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형편이다.그나마 이마저도 폭염으로 높은 습도에 몸이 지쳐 요즘엔 틈틈히 불꺼진 시장주위를 돌며 폐지와 박스를 줍는 것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사정이 딱하지만 노부부는 가족부양자가 있다는 이유로 올해 기초생활수급자 지정에서 제외됐다.노부부의 고정수입은 노인기초연금 33만원이 전부다.이날도 아침은 전날 먹고 남은 반찬과 밥으로 때우고 점심은 근처 복지관에서 받아 해결한다.저녁은 보통 컵라면을 먹거나 주변에서 반찬을 가져다 주는 걸로 먹는다.춘천시청 관계자는 “작년 까지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는데 올해는 떨어져 지원을 받지 못한다”며 “다른 대책을 마련해 복지사각지대가 없도록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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